6일 오후 7시44분께 평택 제일장례식장에선 울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침통한 표정으로 빈소를 찾은 조우찬 소방교의 한 유족은 "도대체 어떻게 된 건지 설명을 듣고 싶다"며 입구에서부터 목 놓아 울었다. 그는 소방관들을 향해 "브리핑을 해달라"며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이 곳은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로 숨진 소방관 3명의 빈소가 차려졌다. 302호에는 조우찬 소방교, 301호에는 박수동 소방장, 특실에는 이형석 소방장의 빈소가 마련됐다.

열정적으로 준비했던 선배님이셨습니다
장례식장에 모인 유족과 지인들은 내내 오열을 했다. 조우찬 소방교의 약혼녀는 허공을 응시한 채로 소방관들의 부축을 받아 빈소에 들어섰다. 이어 조우찬 소방교의 친구 3명도 황망한 얼굴로 빈소로 들어갔다. 그들은 시종일관 침묵하다가도 "친구가 있어 왔다. 휴가를 받아 오늘만 나왔다"고 입을 뗐다.
특전사 출신인 조우찬 소방교와 4년간 군대 생활을 함께했다는 장모(25)씨도 빈소를 찾았다. 그는 조우찬 소방교를 '따뜻한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힘들어도 묵묵하게 자기 일을 잘 수행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주변 사람을 잘 챙겼어요. 감사하고 고마운 기억이 남습니다. 군대 시절부터 소방관이 되고 싶어 했고 열정적으로 준비했던 선배님이셨습니다."
정계 인사들도 오후 9시께 하나둘씩 빈소에 찾아왔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오늘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안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대책회의를 하려한다"고 말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죄송하고 마음이 아프다"며 "철저한 조사와 징계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대형 창고 화재 예방 체계를 좀 더 마련해야한다"며 소방관들의 어려움, 그들의 책임감과 사명감을 잘 알고 있다"며 존경을 표했다.
앞서 전날(5일) 오후11시46분께 평택시 청북읍에 위치한 한 냉동 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났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7시간 만인 6일 오전 7시12분께 큰 불을 잡았지만 다시 불이 번지자 두 시간 뒤인 오전 9시41분께 대응 2단계를 발령, 화재 진화에 나섰다. 이 불은 이날 오후 3시57분께 초진됐다. 하지만 잔불 진화를 위해 투입됐던 소방관 5명 중 3명이 재확산하는 불길에 고립돼 끝내 현장을 빠져 나오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