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발생한 고양 장항습지 지뢰 사고와 관련 경찰이 보강수사를 거쳐 '고양시와 한강유역환경청 공무원 등이 유실지뢰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환경정화 작업을 실시했다'고 판단했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일산동부경찰서는 최근 고양시 공무원 3명과 한강유역환경청 공무원 2명, 당시 환경정화 작업을 담당했던 사회적협동조합 대표 등 6명에게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를 적용,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앞서 지난해 말 이들을 같은 혐의로 송치하려 했으나 검찰의 보강수사 요구로 수사를 이어왔다.
경찰은 담당 공무원들이 2020년 7월 발생한 지뢰사고로 사고지역의 지뢰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는데 주목했다.
입건된 공무원들은 2020년 지뢰 사고가 발생한 후 군에 지뢰탐지작업을 의뢰한 일을 계기로 사고지역에 지뢰 탐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당시 시청과 한강유역환경청, 군은 지뢰 문제로 수차례 공동 협의를 가졌으며, '지뢰위험 경고간판'을 설치하기로 군과 사전협의까지 마쳤음에도 지난해까지 별다른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또 함께 송치된 사회적협동조합 대표의 경우 한강유역환경청의 용역을 맡아 장항습지의 지뢰탐지작업을 했기 때문에 지뢰 위험성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라고 입건 이유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사고지역의 출입을 제한하거나, 자연정화작업을 연기할 수 있었다"면서 "주기적인 안전점검을 실시하거나 위험지역으로 관리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작업자에 대한 교육 및 안전조치를 세우지도 않고,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지뢰 제거 및 안전 관리 책임이 있는 군에 대해선 수사권의 제약으로 관련 내용을 공문으로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그밖에 경찰은 고양시청 공무원노조 등의 반발을 고려해 지난해 12월 경기북부청 수사심의위원회에 이 사건을 안건으로 신청했으나, 수사심의위 위원들도 6명에 대한 기소 의견 송치가 적정하다는 결론을 냈다고 부연했다.
앞서 지난해 6월4일 오전 9시 50분께 고양 장항습지 내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지역에서 지뢰가 폭발해 환경정화 작업 중이던 50대 남성의 발목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