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 등으로 이대남의 호응을 얻고 있는 상대 후보를 의식한 듯 여성 표심을 자극했다.
이 후보는 10일 미성년 자녀 '빚 대물림' 근절 공약, 교육공약을 발표한 데 이어 여성 스타트업 대표와 간담회로 일과 가정 사이에서 고민하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이 후보는 한정승인의 기회를 놓친 어린 자녀가 빚을 떠안지 않도록 성년이 된 후 재신청의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한정승인은 상속을 포기하거나 상속 재산 한도 내에서만 부모의 빚을 책임지는 제도를 말하는데 법정대리인이 이러한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안에 신청해야 적용받을 수 있다.
일·가정 양립 고충 현장목소리 청취
부모 빚, 자녀가 떠안지 않도록 할것
사교육비 부담 해소 등 교육공약도
그는 페이스북에 단호한 어조로 "부모 빚을 떠안아 개인파산을 신청한 미성년자가 2016년부터 2021년 3월까지 80명에 이른다"며 "젊은이들이 감당할 수 없는 부모의 빚을 떠안은 채 신용불량자가 되어 사회에 첫발을 내딛지 않도록 제대로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글의 댓글에는 '어려웠던 사람만이 어려운 사람의 마음을 안다'거나 '부모가 미납한 건강보험료 등도 대물림된다'는 등 정책 확대를 주문하는 내용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발표한 8대 교육공약에서도 부모 세대의 부담인 '사교육비 부담 해소' 정책으로 부모 표심을 노렸다.
이 후보는 초등학교 저학년의 '나홀로 아동' 방지를 위한 돌봄 강화, 디지털 전환 교육을 공교육으로 흡수, 공동체 교육 확산 등의 교육정책을 통해 미래 인재 양성을 공교육이 담당하겠다는 내용의 공약을 발표했다.
특히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수능에서 초고난도 문항 출제를 없애겠다며, 이를 위해 대학생의 수능 문항 검토 참여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일하는 엄마들의 고충을 접수한 부분도 여성 표심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여성 스타트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일과 가정의 양립, 직장에서의 차별 문제에 대해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
박찬대 선대위 대변인은 "성별 근속연수의 차이가 임금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며 "출산·육아휴직 자동 등록제도 도입, 고용평등 임금공시제 도입 등으로 여성과 남성 모두 일과 생활을 어려움 없이 병행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위해 열심히 경청하고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