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우수한 장애인 선수들과 뜻이 있는 기업이 만나 100명의 장애인이 참여하는 운동팀이 생긴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팬층이 두텁다고 할 수 없는 장애인 체육계에 11개 종목 장애인 스포츠팀이 생긴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10일 경기도장애인체육회 등에 따르면 도장애인체육회·코오롱그룹·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지난해 장애인체육선수 고용증진협약에 따라 106명 규모의 선수들이 참여하는 장애인 스포츠팀을 만들고 있다.
코오롱, 도장애인체육회와 협약
106명 선수 참여 스포츠팀 추진
이날 기준으로 배드민턴과 볼링, 사격, 수영 등 11개 종목에 94명의 장애인 선수들이 이미 코오롱그룹과 채용 계약을 마치고 경기력 향상을 위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올 상반기안에 10명의 선수들을 추가로 고용해 100명이 넘는 장애인 운동선수들을 지원할 예정이다.
민간기업으로는 한샘이 30여 명의 장애인 선수를 고용하는 등 장애인 체육 발전을 위해 앞장서 왔지만 이번 코오롱그룹의 사례는 규모 면에서나 내용 면에서 유독 눈에 띈다.
그간 일부 기업들은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장애인들을 고용해야 한다는 점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장애인 선수들을 직접 관리하지 않고 중간 업체에 이를 위탁해 문제가 발생해왔다. 이른바 '브로커' 업체들이 등장해 기업들에 위법하게 관리비를 요구하는 일들이 벌어지면서 장애인 선수를 고용하는 문제가 변질된 것이다.
또 중간에 업체를 통해 장애인 선수 관리를 하는 모습에 기업이 허울뿐인 장애인 고용을 해왔다는 모습으로 비치면서 되레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코오롱그룹에 고용된 장애인 선수들은 코오롱글로벌 주식회사에서 직접 관리하게 돼 장애인 스포츠팀 창단 본연의 의미를 살렸다는 평가다.
11개 종목 최대 규모 창설 임박
기업 직접 관리, 창단 의미 살려
이번 협약을 주도한 도장애인체육회는 코오롱그룹과 같은 모범 사례가 정착돼 사회 전반으로 널리 퍼지기를 바랐다.
도 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이번 고용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 널리 존재하는 장애인들의 직무 중 스포츠 선수도 하나의 직무로 인정하게 됐으면 한다"며 "이런 풍토가 사기업뿐만 아니라 공기업과 공공기관까지 퍼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지금까지는 장애인 선수들을 직업인의 눈으로 바라보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코오롱그룹의 고용을 계기로 장애인 운동선수도 우리 직원이라는 풍토가 생기길 바란다"고 전했다.
앞서 코오롱그룹은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체육시설 인프라를 바탕으로 장애인 문화체육분야 활성화 차원에서 이 같은 대규모 장애인 체육선수 고용을 결정, 지난해 10월 관계기관과 협약을 체결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