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도와 실제 토지정보가 맞지 않는 '지적불부합지'로 인해 국민들이 재산권 분쟁에 휘말리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이를 바로 잡기 위한 국토교통부와 한국국토정보공사(LX)의 지적재조사사업은 더디게만 진행되고 있다.

최근 인천 강화군에서도 관광명소인 '강화도 루지'를 운영하는 업체와 이 인근에서 토지를 개발하는 건설업자 간의 토지 소유권 분쟁(2021년 12월10일자 4면 보도=강화 루지 업체와 주택개발업자 갈등… 알고보니 LX 측량 실수)이 벌어졌다. 이 역시 LX의 부정확한 지적도 사용과 이로인한 토지 측량 오류에서 비롯됐다.

지적도와 실제 토지정보 맞지 않아
전체 국토의 14.8%… 인천은 8.4%


토지 측량 오류를 발생시키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실제 토지정보와 지적도가 맞지 않는 지적불부합지다. 현재 토지측량 등에 사용되는 지적도는 지난 1910년 일제강점기 시기 일본이 도쿄를 원점으로 제작했다. 이 지적도에 표시된 우리나라의 위치는 세계 측지계와 365m가량 차이가 난다. 

 

지적불부합지는 전체 지적공부 9천989만7천411㎡ 중 615만3천966㎡로 전체 국토의 14.8%에 이른다. 인천도 전체 지적공부 중 8.4%(4만7천㎡)가 지적불부합지로 남아있다.

국토교통부는 잘못된 토지경계로 발생하는 분쟁에 의한 행정소송 비용만 연간 4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지적불부합지를 조사·측량해 디지털 지적으로 전환하는 지적재조사사업은 국토부 주도로 지난 2012년부터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말까지 LX 등이 지적재조사를 마친 토지는 전체 대상 토지의 19.7%에 그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로는 국토부가 목표한 대로 오는 2030년까지 이 사업이 완료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토지경계 행정소송비용 年 4천억원
LX 지적재조사사업은 더디게 진행


신한대 공공행정학과 황보상원 교수는 "지적재조사사업이 늦어지면 국민들의 피해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400억원 규모였던 지적재조사사업 예산을 올해는 600억원까지 증액했고, LX 외에 민간측량업체의 지적재조사사업 참여율도 10배 이상 늘렸다"고 말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