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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화성시 정남면 관항리의 한 야산에 수원 10전투비행단에서 뜬 F5 기종 전투기 1대가 추락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을 지켜보는 주민들 모습. 2022.1.11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점심 먹다 '콰과광'하는 소리가 들려서 부엌에 가스불을 안 잠갔나 확인했지. 아니더라고. 그래서 뛰쳐나와 밖을 보니 불꽃이 위로 막 튀더라고. 꼭 폭탄이 떨어진 것 같았어."


11일 오후 1시45분께 추락한 제10전투비행단 소속 F-5E 전투기는 민가와 불과 100m가량 떨어진 야산에서 마지막 비행을 마쳤다. 혹여 조금이라도 조종기가 돌아갔다면 민간의 인명피해가 발생했을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이날 현장을 확인해보니 전투기가 추락한 구릉 옆에는 주민들이 가꾸는 밭이 조성돼 있었다. 밭에는 작물을 냉해에서 보호하기 위한 검은 비닐이 덮인 상태라 최근까지 농경 활동이 이어져 왔음을 짐작하게 했다.

약간의 언덕 지형으로 이뤄진 땅 위에 추락한 사고 현장은 이어진 폭발로 바닥과 주변 풀이 모두 검게 그을린 상태였다. 사고 2시간이 지났을 현장 확인 시에도 부서진 기체에서 검은 연기가 새어나왔다.

전투기가 추락하던 순간의 굉음을 들은 주민들은 마치 폭탄이 투하되는 것 같은 소리와 진동이 터져 나왔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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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화성시 정남면 관항리의 한 야산에서 관계자들이 10전투비행단 소속 F-5E 전투기 잔해를 확인하고 있다. 공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44분께 F-5E 전투기가 이륙해 상승 중 추락했다. 2022.1.11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추락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민가에 거주하는 주민은 "불꽃이 튀는 모습을 보고 마을 밑 쪽으로 정신없이 도망쳤다. 처음엔 폭탄이 떨어진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 민가 아래쪽에 거주하는 또 다른 주민은 "점심을 먹다가 창문이 흔들려서 밖으로 나와보니 마을 사람들이 온통 난리였다. 20가구 정도 사는 조용한 마을에 이런 일이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전했다.

다행히 전투기는 민가를 피해 야산의 얕은 구릉 위에 추락했으며 전투기가 불타고 조종사가 순직하는 것 외에 추가 피해를 발생시키지 않았다.

이날 추락기를 몬 30대 A대위는 오후 1시45분께 기지에서 이륙 후 상승 과정에서 엔진화재경고등이 켜지고 항공기의 기수가 급강하하는 상황을 맞았다. 이후 "Eject(비상탈출)"를 2차례 외쳤으나 결국 탈출하지 못하고 순직했다.

/신지영·이시은·이자현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