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7시간 통화' 논란을 비교적 무사히 넘겼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김씨의 공개 행보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부인 보도에 대해 "어찌 됐든 많은 분들 심려를 끼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표라도 아쉬운 선거에서 배우자는 후보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지만 그간 국민의힘은 여러 의혹의 대상이 된 김씨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을 부담스러워해 장막 뒤에 뒀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최악의 대선 악재가 될 것으로 걱정했던 통화 논란이 '미풍'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는 판단에 따라 배우자 리스크를 계속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국힘, 그간 '7시간 통화' 우려 불구
뚜껑 열고보니 오히려 호감 여론도
통화 공개로 김씨가 의도치 않게 국민 앞에 솔직한 모습을 드러냈고 그 반응이 우려만큼 나쁘지는 않으니 이제는 김씨가 슬슬 선거 운동에 시동을 걸어도 되지 않겠느냐는 주장도 나온다.
김씨가 자신감 있게 자기 의견을 밝히고 '쥴리 의혹' 등에 대해 직접 해명하면서 오히려 국민에게 호감으로 다가갔다는 평가도 내부적으로 나온다.
서울의소리·MBC 상대 법적 대응
권 선대본부장 "정치 관음증 악용"
별도로 국민의힘은 김건희씨와 통화를 녹음한 서울의소리와 이를 보도한 MBC 측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는 등 적극 방어에 나섰다.
유상범 법률자문위원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의힘은 김건희씨가 MBC를 상대로 제기한 방송금지 가처분 사건의 (MBC 측) 법률대리인인 김광중 변호사와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제작진을 공직선거법상 후보자비방,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도 김씨에 대한 방어에 나섰다.
그는 선대본부 회의에서 "더 비열하고 더 악랄한 정치 관음증을 악용해 후보 배우자에게 씻을 수 없는 낙인을 찍어 정권을 도둑질하려는 작태가 자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씨와 유튜브 매체 기자 간 통화 녹음 파일을 보도한 것에 "단순한 불공정을 넘어 매우 악질적 정치공작"이라고 공격했다.
윤 후보 주변은 등판론 의견 엇갈려
그러나 아직 김씨 등판론을 두고 윤 후보 주변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한 관계자는 "시원시원한 성격이 젊은 세대에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주장한 반면 다른 쪽에선 "장년층이 이맛살을 찌푸릴 수 있는 요인도 적지 않다"는 반응도 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