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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면 코로나 검사를 받을 곳이 없어 서울로 '원정검사'를 떠나는 경기도민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중구 임시선별검사소에 퇴근 시간 이후에도 시민들이 줄을 서서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수원에 사는 김모(28)씨는 최근 갑작스러운 발열 증세에 서울의 코로나19 선별 진료소를 찾았다. 그는 "퇴근 시간에 갑자기 열이 났는데 수원에 마땅한 곳이 없어 서울까지 가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며 "대형 병원에서도 야간 진료를 하지만 코로나 검사 비용만 7만~8만원에 달해 선뜻 이용이 꺼려졌다"고 덧붙였다.

밤이 되면 코로나 검사를 받을 곳이 없어 김씨처럼 서울로 '원정검사'를 떠나는 경기도민들이 늘고 있다.

17일 경인일보 취재 결과 야간에도 이용 가능한 도내 코로나19 야간 선별 진료소와 임시선별 검사소는 총 10곳에 그친다. 오후 6시 이후에 코로나19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곳은 도내 7곳 지자체(광명, 고양, 김포, 안성, 파주, 평택, 화성)를 제외하면 아예 없다.

반면 서울시는 총 30여 곳을 운영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금천구, 구로구 등 경기도 인접 지역에 경기도민들이 꾸준히 찾아오고 있다"며 "구당 최소 한 곳씩은 야간 검사소를 운영하고 있어 경기도민들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선 서울의 코로나19 검사소 중 야간 진료가 가능한 곳 명단까지 공유되고 있다. 지난 5일 한 의정부 맘카페에는 "야간에 이용 가능한 코로나 검사소가 있나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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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야탑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 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줄을 서 있는 모습. /경인일보DB

경기도내 7곳서만 야간 무료 검사
대형병원 등 비용 7만~8만원 '부담'
서울시 총 30여곳 "구당 최소 1곳씩 운영
인접지역서 꾸준히 찾아와"

여기에는 "서울 창동 쪽이 9시까지 한다", "창동 진료소 주차장도 넓고 주차비도 저렴하다"는 등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부천 맘카페에서도 "지금 급하게 코로나 검사 할 수 있는 곳이 있을까요?"라는 글이 올라와 서울 구로구와 동작구, 서울 시청역 진료소 등을 추천하는 댓글이 달렸다.

양주, 안산 시흥, 수원 등 온라인 카페에서도 야간 검사가 가능한 코로나19 진료소를 묻는 글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도민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다. 안산에 사는 이모(29)씨는 "확진자와 접촉이 의심돼 당장 검사를 받고 싶어도 다음 날 아침까지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야간 선별진료소가 확충되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경기도에서도 야간 시간대에 운영하는 선별진료소를 확충하겠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현재 야간 시간대 임시선별 진료소 수요를 파악 중"이라며 "인력 확보 등을 이유로 쉽지는 않겠지만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