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 수협 임시 공판장 르포1
17일 오전 3시49분께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영흥수협 수산물 직판장 천막에서 발생한 화재를 소방대원들이 진화하고 있다. 이날 화재는 지난달 1일 수산물 직판장에서 난 불로 인해 설치했던 임시 영업용 천막에서 발생했으며 6동 중 4동을 태우고 진화됐다. 2022.1.17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착잡한 심정입니다…

인천 영흥도 수산물직판장 상인들이 불과 한 달여 만에 또다시 화재 피해를 봤다.

17일 오전 11시께 찾아간 인천 옹진군 영흥면 영흥수협 수산물직판장 상인들은 화마가 할퀴고 간 자리에서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지난달 1일 직판장에 불이 나 하루아침에 일터를 잃은 상인들은 옹진군청이 설치해 준 천막에서 임시로 영업을 해왔다.

하지만 이 천막마저 새벽에 일어난 화재로 대부분 녹아내렸다. 한 상인은 어두운 표정으로 수족관 속에서 죽은 물고기를 건지고 있었다. 불에 타지 않은 가재도구 등을 주섬주섬 챙기던 한 상인은 체념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같은 일이 두 번이나 일어나…

상인 강경숙(58)씨는 "천막을 세우고 영업을 재개한 뒤 주말에 적지 않은 손님들이 직판장을 찾아오면서 한 시름 덜었는데, 이마저도 불에 타 막막하다"며 "자꾸 불이 나 손님들이 직판장을 위험한 곳으로 생각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천막으로 가까이 다가가자 불에 탄 난로에서는 석유 냄새가 진동했다. 식자재를 보관하기 위해 설치된 냉장고 내부는 반쯤 녹아내려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었다. 냉장고 주변에는 양파와 조개 등이 검게 그을린 채 사방에 흩어져 있었다.

익명을 원한 한 상인은 "잠든 지 얼마 안 돼서 불이 났다는 연락을 받고 달려오니 천막이고 뭐고 다 타버린 뒤였다"며 "이미 벌어진 일이니 빨리 복구하는 수밖에 없지만 같은 일이 두 번이나 일어나 착잡한 마음이 크다"고 푸념했다.

새벽 3시 임시텐트 6동중 4동 태워
어패류·수족관 등 8500만원 피해
"같은 일 두 번이나 착잡한 마음"
화재 보험 따로 들어놓지도 않아
설연휴전 영업 재개 협의 들어가

영흥 수협 화재 진압
17일 오전 3시49분께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영흥수협 수산물 직판장 천막에서 발생한 화재를 소방대원들이 진화하고 있다. 이날 화재는 지난달 1일 수산물 직판장에서 난 불로 인해 설치했던 임시 영업용 천막에서 발생했으며 6동 중 4동을 태우고 진화됐다. 2022.1.17 /인천소방본부 제공

이날 오전 3시49분께 발생한 불은 임시 영업용 천막 6동 중 4동을 태우고 20분 만에 꺼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천막 안에 있던 어패류와 수족관, 냉장고 등이 불에 타 8천500만원의 재산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됐다. 소방당국은 천막 내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번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영흥수협 수산물직판장은 지난달 1일 새벽에도 화재가 발생해 입주 점포 35곳 중 9곳이 불에 타고 약 10억원의 영업손실액이 났다. 

우선 현장을 정리하고
설 연휴가 다가오기 전에 영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인천시·옹진군과 협의할 예정
관광객이 많이 찾는 연말연시 대목을 앞두고 화재 피해를 본 상인들은 옹진군청이 설치해 준 천막 6동에서 이달 4일부터 영업을 재개했다. 하지만 보름도 지나지 않아 이 천막에서도 불이 나 상인들의 시름이 깊은 상황이다.

수산물직판장 상가번영회 김영민 회장은 "직판장과 달리 영업용 천막에는 화재에 대비한 보험을 따로 들어놓지 않은 상황"이라며 "우선 현장을 정리하고 설 연휴가 다가오기 전에 영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인천시, 옹진군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