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택배 노조의 파업이 3주 넘게 이어지며 운송에 차질(1월17일 인터넷 보도=경기도 진보정당·민주노총 택배노조 "처우개선 사회적 합의 이행하라")이 빚어지는 가운데, 우체국 택배 노조에서도 하루 택배 물량을 제한하는 '준법 투쟁'에 돌입했다. 택배 수요가 몰리는 설 연휴를 앞두고 대란이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 우체국본부(이하 우체국 택배노조) 등에 따르면 노조는 18일 하루 택배 물량을 190개로 제한하는 '준법투쟁'에 돌입했다.
노조 추산 전국 우체국 택배 노동자 3천800명 가운데 2천700명가량이 이번 투쟁에 참여한다. 설을 앞두고 택배 물량이 증가해 노동자 1인당 하루 평균 230~250건을 배송해야 하는데, 이를 190개로 제한하는 것이다.
'분류작업 제외' 합의 이행치 않아
노조, 日 물량 190개로 제한 촉구
우체국 택배노조는 지난해 6월 정부 주도로 각 택배업체 노사가 모여 '택배기사 과로방지 대책 사회적 합의기구'를 통해 도출한 내용을 사측인 우정본부가 이행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번 준법투쟁의 이유로 거론하고 있다.
택배 상차 전 분류 작업에서 택배 노동자들을 제외하기로 합의했는데, 수도권에선 별도의 분류 인력이 확보되지 않아 상황이 나아진 게 없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CJ대한통운 택배노조가 파업에 나선 이유와 비슷하다.
이미 CJ대한통운 택배노조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우체국 택배 등 다른 택배업체의 운송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우체국 택배노조마저 준법투쟁에 돌입한 만큼 설 대목을 앞두고 운송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CJ대한통운 파업 참여율이 높은 성남 등의 지역에선 대안이 됐던 우체국 택배마저 주춤해져 대란이 불가피하다.
대한통운 파업 장기화 겹쳐 '우려'
시민 "연휴 전 도착할 지" 발동동
18일 성남지역 우체국 현장은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 이날 낮 12시께 찾은 성남 분당우체국에는 배송이 준비 중이거나 배송되지 못한 물량들이 켜켜이 쌓여 있었다.
성남시 서현1동의 우체국을 찾아 서울과 대전에 선물세트를 보냈다는 이모(58)씨는 "이미 다른 택배사를 통한 배송이 1주일이나 지연돼 배송을 취소하기도 했다"며 "오늘 창구 직원으로부터 배송이 며칠은 더 걸릴 것이란 얘기를 들었는데, 설 연휴 전에 도착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우정본부 관계자는 "현장 여건에 따라 수도권 몇몇 지역에 분류 인력을 투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분류 수수료 등 '적정 분류대가'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6월 사회적 합의 내용에 따라 노조와 상시 협의체를 꾸려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편서비스를 차질없이 제공할 수 있도록 명절 특별소통대책에 따라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