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의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사고가 재건축을 앞둔 안산의 아파트 단지 사이에서도 '현대'라는 브랜드 자체의 신뢰성을 떨어뜨려 현대가(家) 기피현상을 빚고 있다.
현산과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은 별개의 건설사인데도 같은 현대가라는 이유로 일부 재건축 단지 조합원들에게서 시공사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광주 아이파크 붕괴사고 일주일 만에 발생한 현대건설 시공의 부천 크레인 사고까지 겹치면서 현대가 기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현대건설·엔지니어링 별개 불구
고잔연립3·팔곡일동1 "시공사 변경"
부천 크레인 사고 등 겹쳐 '단초'
23일 안산의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업계에 따르면 고잔연립3구역재건축조합과 팔곡일동1구역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시공사로 각각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을 선정해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대건설의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모회사와 함께 아파트 브랜드 '힐스테이트'를 같이 사용하는 현대차그룹 소속이다. 현대산업개발은 1999년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별개 건설사로 현대가 창업주 고 정주영 회장의 조카이자 동생 고 정세영 회장의 아들인 정몽규 회장이 경영하고 있다.
현대건설 및 현대엔지니어링과 현산은 전혀 다른 회사인 것이다.
하지만 고잔연립3구역과 팔곡일동1구역의 일부 재건축 조합원들은 광주 아이파크 붕괴 사고 후 현대라는 이름 자체에 의구심을 나타내며 시공사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8일 오전 9시20분께 부천 범박동에서 발생한 부천일루미스테이트의 크레인 충돌·전도 사고도 시공사 변경을 요구하는 조합원들의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현대가의 연이은 사고가 건설업계의 현대라는 브랜드에 치명타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사고가 난 부천일루미스테이트 단지의 시공사는 현대건설이다. 부천 현대건설 크레인 사고는 건설사들에 안전성 담보 요구가 커지는 단초가 된 광주 아이파크 붕괴사고 일주일 만에 발생했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잔과 팔곡일동의 재건축 조합은 가뜩이나 시공사 선정을 두고 조합원 간 갈등이 컸던 곳"이라며 "연이은 현대가 건설사들이 일으킨 사고가 일부 조합원의 불안감을 키우고 반발의 불을 지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