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_1.jpg
광주지역 농협 최초로 상호금융예수금 1조원을 돌파한 광주농협의 박수헌 조합장. 2022.1.23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


광주농협이 광주지역 농협 최초로 상호금융예수금 1조원대(지난해 기준 1조309억원) 진입이라는 새 역사를 써냈다.

상호금융은 농협단위조합을 통해 진행된 예금과 대출 취급을 말하는데 광주시의 지난해 예산이 1조1천억원대임을 감안하면 시 예산 규모와 맞먹는 금융활동이 광주농협에서 이뤄진 것이다. 광주농협의 생산성 또한 전국 최상위 수준을 기록해 직원 1인당 예수금이 112억원, 대출금은 97억원에 이른다.

누구는 '조합원이 많으니까 그렇게 된 것 아니냐'고 쉽게 생각하기도 하지만, 광주농협은 지역적 특성으로 급격한 도시화를 겪으며 농지가 감소하고 오히려 조합원수도 줄어드는 추세다. 직원수도 늘리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궤도에 오르기까지 녹록치 않은 시간이 있었고, 그 중심에 박수헌 조합장이 있었다. 묵직한 그의 리더십이 빛을 발한 것이다.

박 조합장은 "2010년 3월 조합장으로 취임했다. 등산을 즐겨 하는데 어느 날 뱀이 찔레가시에 몸을 찔러 허물을 벗는 모습을 봤다. 허물을 벗지 못하면 죽기 때문에 아픔을 견뎌내고 죽을 위험을 감내하며 허물을 벗은 것이다. 우리 조직도 그렇다고 생각했다. 고착된 사고의 틀을 완전히 바꾸는 변혁이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봤고 일정 부분 저항은 예상했지만 실행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취임 후 전국에 우수하다는 농협은 다 다녔다. 광주농협을 최고로 만들고 싶었고, 첫번째로 직원포상제도를 변경했다. 상대적 방식에서 일정목표 이상 달성하면 받을 수 있는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꾸었다. 대성공을 거뒀다. 적극적 동기부여가 농협 전체 실적 향상으로 이어졌고 성과급도 차등을 두어 효율성까지 제고됐다"고 말했다.

12년전 취임 당시 6200여억서 성장
직원 1인당 예수금 112억·대출 97억
알짜 정보 매달 전국적으로 공유도


12년 전 그가 조합장으로 취임할 당시 광주농협은 지점 4곳, 주유소 1곳, 예금과 대출을 합친 상호금융규모는 6천200여 억원대였다. 그러던 것이 현재는 지점 5곳, 주유소 2곳, 상호금융도 1조927억원에 이르고 있다. 직영 하나로마트는 당시 1억원 적자(45억원 매출)에서 지난해말 8천600만원(65억원 매출) 수익을 냈다. 만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던 주유소도 지난해 10억원대 흑자를 달성했다.

박 조합장은 이처럼 성장하기까지의 노하우를 홀로 가슴에 두지 않았다. 광주지역을 넘어 사회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알짜 정보를 공유했다. 그 매개체가 된 것이 '전국조합장 정보공유 소식지'다. 24페이지에 이르는 소식지를 만들어 매달 전국적으로 공유하고 있으며, 오는 3월 100호를 앞두고 있다.

광주농협은 올해 또 한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빠르면 올 가을 장지동에 복합업무시설을 개점하게 된다. 현재 공사가 한창으로 이곳이 문을 열면 로컬푸드 기반을 갖춘 친환경 먹거리와 금융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농업인들에게는 농산물 판로를, 조합원과 고객에게는 서비스 향상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박 조합장은 "광주지역 선도농협으로 변화와 혁신을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방안을 모색하고 농협의 경영방침을 충실히 이어가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광주농협의 경영방침은 '신뢰받는 농협' '혁신하는 농협' '희망주는 농협' '감동주는 농협' '효도하는 농협'이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