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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는 지난해 12월 지면을 평가하는 독자위원회 회의를 서면으로 진행했다.

김민준(청년정의당 경기도당 운영위원) 위원, 안은정(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위원, 유혜련(법무법인 정직 변호사) 위원, 정기열(전 경기도의회 의장) 위원, 황의갑(경기대학교 교수) 위원이 의견을 냈다.

독자위원들은 아동학대 사건의 이면을 들춰 현실과 괴리감 있는 돌봄 정책을 짚어낸 '통큰 기사'와 지역 내 여러 소식을 심층 취재한 기사를 높게 평가했다. 다만 일부 기사에서는 보다 신중한 보도 용어 사용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연말에 비틀대는 경찰' 비판의식 돋보여
'병상 기다리다… 요양원 비극' 절박함 보여
시대에 맞춘 보도 용어·내용 변화 재차 요구


안은정 위원은 <아이를 위한 도시는 없다>(12월27~28일자 1·2·3면)를 두고 "아이를 키우는 같은 처지이기에 화가 나고 안타깝기도 했다"며 "특정 사건을 계기로 돌봄 정책의 실상을 짚어주는 기사 흐름이 좋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기사에서 언급한 사례 대부분이 여성, 한부모 가정이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여성 노동권의 문제로 확장해 다뤄졌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준 위원도 같은 기사를 두고 "사회 문제로서의 아동학대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의 정책적 사각지대 전반을 점검해서 의미가 있었다"며 "보육 정책의 실질적인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당사자 이야기를 기반으로 실제 현장에서의 예산 지원과 정책 간 괴리, 아이를 낳기 힘들게 만드는 집값 등 사회 문제를 복합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인상 깊었다"고 했다.

유혜련 위원도 "근본적인 해결 방안에 대해 다각도로 고민해볼 수 있는 심층 보도로서 의미 있는 기사였다"고 호평했다.

구도심 공동화 현상에 따른 교육계 이슈를 다룬 [경인WIDE] <'학교 양극화' 갈수록 심해지는 경기도> (12월20일자 1·3면) 기획 보도에 대한 긍정 평가도 이어졌다.

황의갑 위원은 "경기도 내 구도심과 신도심의 인구 격차가 벌어져 학교마저 양극화되고 있는 사회 문제를 심도 있게 지적했다"며 "교육부 입장과 달리 구도심의 학교 이전이 곧 도심 공동화로 이어진다며 반발하는 교원단체의 입장을 소개하고 구도심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서라도 해당 학교가 존속되도록 하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교원단체의 주장을 일목요연하게 잘 짚어냈다"고 평했다.

해당 기사에 대해 김민준 위원도 "구도심 공동화 현상에 주목했고 기사를 통해 그 심각성이 잘 드러났다"고 말했다.

황의갑 위원은 <만취해 행패·오토바이 절도…연말에 비틀대는 경찰들>(12월15일자 7면)을 두고는 기자들의 비판 의식이 돋보였다고 치켜세웠다.

황 위원은 "연말에 공직 기강이 해이해진 경찰의 모습을 소신 있게 기사화 한 기자의 용기와 비판의식이 돋보인다"며 "경찰뿐 아니라 타 공직자들에게도 경종을 울릴 수 있는 시의적절한 기사였다"고 말했다.

황 위원은 <병상 기다리다 하나둘 숨진다…'요양원의 비극'>(12월10일자 1면)에서도 기자들의 취재력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황 위원은 "수원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어느 요양원이든 비슷한 상황에서 병상이 모자라 환자를 방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정부 차원의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절박함이 드러난 기사"라며 "향후 정부 대책 등을 후속 기사로 다뤄봐도 좋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안은정 위원은 시대 변화에 맞춰 보도 용어와 기사 내용 등도 바뀌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안 위원은 "2019년 경기도는 '경기도 조례 근로 용어 일괄 정비 조례'를 통해 근로자를 노동자로 표기 변경했다"며 "아직도 기사에서 근로자, 인부 등 단어가 등장한다"고 지적했다.

또 <경기남·북부경찰청 고위 공직자 프로필>(12월19일자 17면)을 두고도 "공정한 채용과 인사에 대한 사회적인 목소리가 대두 돼 학연, 혈연, 지연 등의 케케묵은 연줄이 아니라 능력과 실력, 업무수행 등을 보는 것이 추세"라며 "독자가 알고 싶은 것은 당사자가 어느 학교를 거쳐왔는지가 아니라 그 사람이 수임했던 일, 평판 등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짧은 단신이지만 형식적이지 않은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안 위원은 <다양성 실종 '주민자치회' 청소년·외국인 안 보인다>(12월30일 1면)를 두고도 "주민자치회 표준조례안이 개정되고 청소년, 외국인 등 다양한 이들의 참여가 부재한 현실을 잘 짚었다"면서도 "기사에 '왜 다양성이 실종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고 당사자의 목소리를 담았다면 조금 더 의미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열 위원은 화성니코틴살인사건 기사를 거론하며 "3번째 니코틴 살인인데 아직도 니코틴 1%가 아닌 니코틴 함량 추가 판매가 아무렇지 않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니코틴 함량 추가 관련 법령이 개선되지 않은 것이 문제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준혁(한신대학교 교수) 위원은 민선 8기 수원시장 후보 출마를 앞두고 독자위원을 사퇴한다.

정리/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