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전문의가 코로나19 대유행이 유방암 진단과 치료에도 큰 영향을 줬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아 눈길을 끈다.
강영준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유방외과 교수팀은 코로나19 시국에서 환자들이 병원 방문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유방암 선별검사와 진단 환자, 수술 건수 등이 모두 감소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반대로 유방암이 진행된 상태로 진단된 환자 비율은 증가했다는 것을 파악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유방암이 늦게 발견되고 치료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인천성모병원 강영준 교수팀 조사
2020년 2~7월 환자 전년比 9.9%↓
강영준 교수팀은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6개 병원의 18세 이상 환자들을 대상으로 유방암 선별검사와 진단받은 환자, 수술 건수 등을 조사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사회적으로 불안감이 증폭되던 2020년 2~4월과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안정화돼 가던 5~7월 두 그룹으로 나눠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다.
연구 결과 2019년 2월부터 7월까지 새롭게 진단된 유방암 환자 수는 1천669명이었는데,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2020년 같은 기간에는 1천369명으로 9.9%가 감소했다.
유방 검진(유방촬영 또는 유방 초음파검사) 건수도 이 기간에 27.4%나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19 발생 초기로 사회적으로 위기 의식이 팽배했던 2020년 2~4월의 경우 전년 대비 무려 41%가 급감했다. 수술 건수도 2~4월 2019년 480건에서 2020년 438건으로 줄었다.
이와 함께 5월에서 7월까지 유방암 2기(ⅡB)를 진단받은 환자는 2019년 같은 기간 13.2%에서 2020년 17.01%로 늘었다. 4기(Ⅳ)는 2019년 4.5%, 2020년 5.6%로 각각 나타났다.
검진 건수 27.4%↓… 수술도 줄어
"지연땐 치료시기 놓칠수도" 우려
강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약 3개월 동안 유방암 진단이 감소한 이후 65세 미만의 환자들에서 유방암 병기(clinical stage)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최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등으로 병원 방문을 미루는 사람들이 많지만 유방암 검진이 늦어지고 진단이 지연되면 그만큼 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치료할 수밖에 없고, 상대적으로 예후도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병원은 코로나19 감염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는 만큼 특히 유방암 고위험군이나 검진 대상의 젊은 사람들은 무조건 병원을 피하기보다는 코로나19 감염에 주의하면서 선별검사나 진단을 통해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Breast Cancer' 최신호에 게재됐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