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안산시 사동 89블록에 이어 올해 초지역세권, 신길동 63블록까지 십수 년째 방치된 안산의 남은 '노른자 땅' 개발이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지고 있다.
특정 개인이 이익을 챙긴 대장동 사태의 여파로 민간개발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안산시가 계획한 이들 땅에 대한 민간매각 역시 같은 성격의 우려 속에 연이어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시의회 '도시公 현물출자 변경' 부결
공유재산 계획 토지매각사업도 삭제
26일 안산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 21일 제274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초지역세권 개발과 관련된 '안산도시공사 현물출자 변경 및 협의서 동의안'을 부결했다. 이와 함께 '2022년도 제1차 수시분 안산시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의 토지매각사업 내용도 삭제토록 수정 의결했다.
앞서 시는 체육용지이자 안산문화복합돔구장 및 단원구청사 건립, 화랑역세권 개발 등을 추진하는 초지역세권(11만8천771㎡)에 대해 사업시행자인 안산도시공사 주도의 공공개발 대신 공유재산 매각을 통한 도시개발 추진계획을 세워 의회에 안건을 제출했다.
하지만 시의회는 충분한 공론화 과정이 없었다는 이유 등으로 이 안건을 표결에 부쳐 부결했다.
아울러 시의회는 시가 매각 방식으로 개발을 추진하려 한 63블록 도시개발사업(8만1천86㎡)에 대해서도 시민여론 수렴이 없었다며 반대했다. 63블록은 공동주택과 민간임대주택(누구나집)을 개발할 예정으로 안산도시공사는 이달 중에 조성사업을 수행할 민간사업자를 공모할 계획이었다.
작년 89블록이어 63블록 수정 필요
市 "수익만 목적 대규모 개발 지양"
이로써 시는 지난해 89블록(32만7천692㎡)에 대한 민간 매각 계획 실패(2021년 9월17일자 7면 보도=제동걸린 안산 사동 89블록 개발 '수정 불가피')에 이어 올해 초지역세권과 신길동 63블록의 민간 매각에 대해서도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박은경 시의회 의장은 초지역세권 및 63블록 도시개발사업에 따른 토지 매각에 신중을 기할 것을 시 집행부에 당부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사업 방식에 주체가 안산도시공사에서 시로 바뀌는 것일 뿐이고 시는 공모지침서에 안산도시공사의 지분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해 도시공사의 개발사업 실행력을 높이는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며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민의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수익만을 목적으로 한 대규모 공동주택 건설 등을 지양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산/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