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7월 말에 시행된 임대차 3법(단 신고제는 2021년 6월 시행)은 갱신청구권이 물건 잠김 현상을 유발해 물건의 회전율 저하에 따른 전월세 가격 폭등에 일조했다. 다만 정부의 말처럼 한편으로는 상당수 임차인이 5% 상한제를 이용하여 반사이익을 받았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임대차 3법 시행 후 전월세 가격이 26%가량 폭등한 점을 고려한다면 올해 8월부터 신규계약으로 전환되는 물량들의 가격 따라잡기가 상당할 전망이다.
문제는 임대차 3법 만으로 전월세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전월세 가격은 주택 입주물량의 많고 적음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나타낸다. 2022년 예정된 전국 입주 아파트는 31만7천804가구로 직전 5년 평균치(약 38만), 3년 평균치(약 35만) 대비 적은 수준이다. 수도권과 지방도 마찬가지이며, 특히 전체 가격 변동의 키를 쥐고 있는 서울은 올해 아파트 입주량이 2만 가구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2013년 이후 9년여 만에 가장 적은 물량이다.
올해 전국 입주 31만7804가구로
서울은 2만가구 9년만에 최저치
물량 많아도 안정세 이끌지 못해
문제는 또 있다. 최근에는 입주물량이 많아져도 예전만큼 전월세 시장의 안정세를 이끌지 못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2020년 서울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4만9천478가구로 2008년(5만7천341가구) 이후 12년 만에 가장 많은 물량이었다. 하지만 2020년 전세 가격은 14.24% 상승해 부동산114가 2001년부터 관련 시세를 집계한 이래 3번째로 높은 연간 상승폭이었다. 임대차 3법 도입에 따른 진통도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무주택자가 청약에 당첨되면서 수분양자가 입주하는 경향이 높아졌고, 과거보다 높아진 정비사업 비중과 거주요건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예를 들면 2013년과 2014년에는 서울도 강남보금자리와 위례신도시, 마곡지구 등의 택지개발지구(도시개발지구)가 입주하며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을 통한 입주물량 비중은 절반 이하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2~3년 사이의 입주물량은 정비사업 비중이 80% 수준에 육박한다. 정비사업의 경우 기존 조합원이 전체 물량의 절반가량을 소유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일반 가구에 돌아가는 물량은 눈에 띄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3기 신도시 등 전월세 쏠리면서
임차시장에 머물 가능성도 높아
또한 정부가 무주택자 실수요자의 청약 당첨을 위해 가점제와 특별공급 비중 확대 등을 제도화하면서 계약자 대부분이 무주택 가구에 해당된다. 대부분 생애 처음으로 내 집이 생겼고 최근에는 입주 청소 대행업의 발달로 새집증후군도 덜한 상황이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본인이 입주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의미다. 게다가 각종 규제로 실거주 요건(양도세 면제를 위한 2년 거주, 주택담보대출 시 직접 거주 등)이 강화되며 전월세 시장에 나오는 물량도 적다. 이런 상황에 임대차보호법까지 2년에서 4년 수준으로 계약기간이 강화되며 전월세 가격을 더더욱 자극했다고 볼 수 있다.
올해 전체 아파트 입주물량에서 전월세 물량으로 나오는 비중이 과거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서울은 올해(2만 가구 예정)는 물론 2023년(2만3천 가구 예정)까지도 아파트 입주의 총량이 과거보다 절대적으로 적다. 여기에 정부의 사전청약 확대로 수도권 3기 신도시와 대규모 개발지 등 특정지역에 전월세 수요가 쏠리면서 입주 때까지 해당 지역 임차시장에 머무를 가능성도 높다. 결국 아파트 입주물량이 많든 적든 전세 가격은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2년 차에 해당되는 올해까지는 상승추세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