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단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기'에는 재화를 늘리는 것을 가장 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어놓은 '화식열전'이 있다. 중국 고대에 재화를 가장 많이 늘려 성공한 3대 상성(商聖)으로 범려와 백규, 호광용을 꼽는다. 이 가운데 백규는 전국시대 사람으로 자신이 재화를 늘린 방법을 소개하였다. 주로 마음가짐이다. 백규는 재화를 늘려 대부가 되기 위해서는 큰 부를 성취하기 위한 실용적 차원의 4가지 자격이나 능력을 제시하였다. 물가 등의 시세변화에 통달하는 지혜와 투자를 결단할 수 있는 힘과 남들이 버릴 때 취하고 남들이 취할 때 줄 수 있는 넉넉함인 인자함과 기회를 포착하는 강단 있는 힘을 중시하였다. 이 중에 과단성은 경제적 부를 성취하는데 필요한 것만은 아니다.
'서경'에서는 지도자가 공업을 성취하려면 과단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무언가 처음에 작은 성과라도 그것을 완성하면 그것을 공(功)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런 공이 자꾸 축적이 되면 그것이 업(業)이다. 자신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의지이다. 의지가 없으면 아무런 일도 완성할 수 없다. 그리고 그 성과를 자꾸 넓혀 나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부지런함이다. 부지런히 그 일을 위해 움직이지 않으면 공은 더 이상 축적되지 않는다. 그런데 의지가 있고 부지런해도 기회를 보고 과감히 결단하여 실행하지 않으면 그 의지와 부지런함은 헛되게 된다. 이제마는 사상인중 태양인이 과단성과 진취성이 유독 강하다고 하였지만 태양인이 아니라도 사람은 마음먹기 나름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