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의회 인사권 독립, 안성시와 마찰로 시작부터 '삐거덕'

안성시의회 전경. /안성시의회 제공

안성시의회가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32년 만에 지방의회 인사권이 독립됐지만 안성시와의 마찰로 시작부터 삐거덕거리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달 26일 열린 제199회 임시회에서 신원주 의장이 개회사를 통해 '안성시의 사전 협의 없는 늑장 인사로 인한 의회 행정 공백'을 공식적으로 문제 삼았다.

신 의장은 "지난달 13일 자로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른 제도가 시행됐지만 집행부가 시의회 직원 18명 중 3명만을 전출한 것도 모자라 해당 문제를 제기하니 5명만을 추가로 전출을 보내고 나머지는 7월까지 파견으로 발령을 냈다"며 "이같은 행태는 집행부가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로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시의회도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보도자료를 배포해 집행부의 일방적 인사 발령의 문제점을 대내외에 알렸다.

해당 문제는 집행부가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시행 전날인 지난달 12일에 직원 3명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 15명을 행정과로 발령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같은 집행부의 인사로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시행 첫 날 서류상으로는 시의회 정식 직원이 3명이 된 셈이다.

이후 집행부는 17일자 인사를 통해 행정과로 발령이 난 15명의 직원들에 대해 오는 7월까지 파견으로 재차 인사를 냈지만 시의회는 이 또한 제도 시행 취지에 어긋난다며 반발 수위를 높였다.

신 의장은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에 앞서 지난달 7일 시와 시의회는 '양 기관 간의 신뢰와 호혜를 토대로 인사운영 등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며 "당시엔 시의회 직원을 전출이 아닌 파견으로 보내겠다는 말은 일언반구 없었고, 집행부의 기형적인 인사로 13일부터 17일까지 의회 행정 공백은 물론 현재도 안정적인 의회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시의회의 반발에 집행부는 지난달 18일자로 파견 발령을 낸 15명의 직원 중 의회 전출을 희망하는 5명에 대해 파견 발령을 취소하고, 전출로 변경해 인사를 단행하는 촌극을 벌였다.

하지만 집행부의 오락가락 인사로 인해 현 상황에서는 시의회가 정식으로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정원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8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10명의 인사권은 집행부가 갖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공식적인 문서로 시의회 인사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지는 않았지만 실무자들 간의 협의는 지속적으로 있었다"며 "오는 7월 제8대 시의회 출범 시기에 맞춰 전출 인사를 단행하는 것이 시의회 행정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었을 뿐 시의회를 무시하는 것은 오해"라고 설명했다.

안성/민웅기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