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불붙인 공모주 청약 열기를 이어받을지 주목됐던 현대엔지니어링이 HDC현대산업개발 사고 여파(1월25일자 14면 보도=현대엔지니어링 오늘부터 기업공개 수요예측 진행)를 피해가지 못했다.
다음 달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예고했던 현대엔지니어링은 상장 계획을 연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8일 기업공개(IPO)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 26일 마감한 기관 투자자 수요 예측에서 경쟁률이 수백 대 1에 그치는 등 참여가 저조했던 게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여파로 건설업에 대한 투자 관심도가 떨어진 게 낮은 참여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피 지수가 이날 한때 2,600선이 무너지는 등 유가증권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점도 한 요인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현대엔지니어링의 공모 예정 금액은 당초 1조2천억원에까지 이를 것으로 점쳐졌다. 공모가 희망 범위는 5만7천900~7만5천700원이었는데 상단 기준 시가 총액은 6조520억원이다. 이같이 상장했다면 현대건설(4조7천억원)을 제쳤겠지만, 무기한 연기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을 연기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지배 구조 개편 역시 추진력이 떨어지게 됐다. 당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으로 확보한 비용을 토대로 현대모비스 주식을 취득해 지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지배 구조를 개편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상장 연기로 이 같은 계획 역시 당장 실현할 수 없게 됐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