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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국회'라고도 불리는 지방의회, 수원시의회엔 37명의 시의원이 있습니다. 수원시장이 세금을 적절하게 쓰는지 감시하면서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정책 추진을 위해 '우리동네 법안'이나 마찬가지인 조례를 만들어 시행되도록 하는 일을 합니다. 365일 24시간 자나깨나 '우리동네 걱정'뿐인 사람들이죠. 2018년 임기를 시작한 제11대 수원시의회 의원들이 지금까지 '우리동네 주민'들을 위해 무슨 일을 했는지, 그들은 원래 어떤 인생을 살았었는지 각 시의원들과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전지적 수원시의원(1인칭) 시점'에서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광교1동·광교2동' 대표시민 조석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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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환 수원특례시의회 의장. /수원특례시의회 제공

시의원 배지 달기 전부터 '젊은 일꾼'
광교 학교 문제 발 벗고 나서다 시의원 출마까지

저는 수원시의원 조석환(45)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지역구인 광교1동·광교2동 주민들을 위해 매일 땀 흘려 일하고 있죠. 


지난 날을 되돌아보니 시의원 배지를 달기 전부터 '젊은 일꾼'이었어요. 사회초년생 때부터 쌓아 온 학원 운영 경력 탓인지 교육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습니다. 지난 2008~2014년 수원 영통지역에서 수학 학원을 운영했을 때 학생들에게 수강료만으로 개인과외 수준의 수업을 제공해 주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면서 결혼도 하고 수원 광교신도시의 한 아파트를 분양받아 입주를 앞두고 있었는데 초등학교와 관련한 한 가지 문제가 생겼던 겁니다.


관련 법상 주거지와 초등학교 간 통학 거리는 1km를 넘으면 안 됐거든요. 분양받은 아파트 수분양자 모임에 나가 이와 관련한 신도시 설계가 잘못됐다는 점을 알렸죠. 다른 입주예정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힘을 모아 광교신도시 개발 주체인 당시 경기도시공사 등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걸어 맞서기도 했습니다. 


다만 광교신도시가 워낙 큰 택지개발지라 이 문제만으로 모든 관련 계획을 수정하기 어려워 문제 해결로 이어지진 못했습니다. 결국 국민권익위원회 제소까지 이르렀고 이를 통해 지난 2013년 광교신도시에 초등학교 2곳, 중학교 1곳을 신설하라는 권고가 나왔죠. 


그렇게 우리 아파트, 우리 동네에서 가장 큰 문제였던 학교 문제에 발 벗고 나기 시작하고, 해결될 때까지 노력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당시 광교 입주자대표협의회 이사, 광교신도시 총연합회 운영위원 등을 맡아 시의원 출마까지 이르게 됐습니다.


물론 저 혼자 모든 일을 해결해낸 건 결코 아니에요. 함께 일했던 입주예정자들과 위원분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던 거예요. 다만 대부분 40~50대였던 주민들 사이 혼자 30대 나이로 입주예정자들을 대표해 이리저리 뛰어다녔었는데 오히려 상대적으로 젊었던 덕분에 지치지 않고 끝까지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광교의 젊은일꾼'에서 '수원시의회 의장'까지

2014년 처음 수원시의원에 당선됐을 때만 해도 '광교신도시 문제' 관련 문제만 전부 해결하면 시의원 생활이 끝날 줄만 알았어요. 그런데 상임위원회 부위원장과 위원장을 경험하며 지금은 수원시의회를 이끌어 가는 의장으로 수원특례시 전체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물론 지역구인 광교지구 여러 문제들은 그 때도 지금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예요. 의장으로 근무하는 지금까지도 항상 광교지구 문제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요.

염태영 시장께서 '배려의 리더십' 있다 해줘
의도치 않게 '최연소 수원시의장' 타이틀

사실 제가 의장을 맡게 된 데 큰 계기가 되어주신 김명욱 전 의원 선배가 계세요. 시의원 생활 중 가장 고마운 분이기도 합니다. 초선이라 시의원 배지를 단지 몇 달 지나지 않았는데 행정사무감사를 앞둔 시기가 있었어요. 그 선배가 저를 비롯한 몇몇 동료 의원들을 위해 며칠 밤을 시의회 사무실에서 함께 지새우며 행정사무감사 준비를 도와주셨던 거예요.


시의원 된 지 몇 달 만에 소관 상인위원회 관련 집행부의 지난 한해 모든 부분을 살피고 지적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었죠. 이후 재선 의원으로 활동하면서부터는 이렇게 그 간 받았던 은혜를 갚으려 노력하며 일했던 것 같습니다. 상임위원회 부위원장과 위원장으로서 선후배 의원들과 일할 때마다 항상 배려하며 제가 도울 수 있는 걸 찾으며 활동하려고 노력했어요. 


염태영 수원시장께선 저에게 "배려의 리더십"이 있다고 해주시기도 했죠.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상임위원장을 맡아 때론 내부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경우도 많았는데 그때마다 최대한 중재하려고 힘썼어요. 의도치 않게 '최연소 수원시의회 의장' 타이틀을 얻게 된 동기가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작은 조례 개정 하나가 전국 지자체로 확산

제가 바꾼 조례가 상위법 개정을 이끌어 내 전국으로 퍼져나간 사례가 한 가지 있어요. 공동주택 청소·경비 근로자분들의 휴게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설치기준 역시 명확히 하도록 한 겁니다. 그전까지는 근로자의 사업주(고용주)가 휴게시설을 설치하도록 한 의무는 없었어요.

 

설치 기준조차 명확하지 않아 일부 공동주택에선 화장실 안이나 비품 보관 장소 등 일부 잉여 공간들이 청소·경비 근로자분들의 휴식처로 활용될 뿐이었습니다. 당초 2015년부터 발의하려 했는데 법제상 쉽지 않은 부분에 다른 방법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죠. 이후 수원시 집행부와 머리를 맞댄 끝에 공동주택 건축위원회 심의 과정에 '건축주가 건물사용 전 휴게시설 등을 완비'하도록 하는 권고사항을 넣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도 법제화 역시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포기 않고 여기저기 질의회신을 거쳐 결국 2016년 제 대표발의로 '수원시 주택조례 일부개정안'을 추진하기에 이르렀어요. 

 

그렇게 공동주택 내 휴게시설 설치 규정을 마련하는 법제화를 이뤄내자 정부가 이를 벤치마킹하더라고요. 2019년 국토교통부가 주택 관련 법률 일부 개정 작업에 나서면서 결국 전국 공동주택 사업주가 건축 단계에서 청소·경비원 등의 휴게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하는 법제화가 이뤄졌습니다.

 

덕분에 수원시를 비롯한 전국 기초 지자체들이 용역근로자 휴게시설 등을 위한 세부 설치기준까지 마련하는 성과가 나타났어요. 처음엔 이렇게 전국으로 퍼져 나가는 효과를 낼지 몰랐죠. 지금 생각해 보면 처음부터 전국적인 성과를 바라고 일했다면 과연 이를 이뤄낼 수 있었을지 모르겠네요.

 

그저 시민들에 대한 어떠한 문제점을 인식했을 때 생각에 그치지 않고 즉시 행동으로 옮기며, 그 과정에서 역경을 겪더라도 끝까지 해결해 내려고 하는 끈기가 좋은 성과를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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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조석환 수원시의회 의장이 수원역에 일일 환경미화원으로 나서 직접 길거리 청소 업무를 하는 모습. /수원특례시의회 제공

"의원님 덕분에 '저녁 있는 삶'이 생겼습니다."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근로자분들의 근무시간을 합리적으로 바꿨던 일도 의정 생활 중 기억에 남습니다. 시민들의 생활 편의를 위해 밤낮없이 일하시는 분들인데 사실 그동안 '저녁 없는 삶'을 사셨더라고요. 아파트 주민들의 출근 시간 전까지 폐기물을 모두 치워놓아야 한다는 일종의 불필요한 관행이 이유였습니다. 새벽 시간 근무하던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근로자가 광주광역시에서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죠.

 

수원의 경우 해당 근로자분들은 매일 오전 3시 업무 시작을 맞추려고 새벽 1~2시부터 출근해 퇴근한 뒤에야 잠을 자느라 낮과 밤이 바뀐 생활을 이어왔어요. 그래서 이분들의 합리적 근무시간을 보장해줄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생활폐기물을 꼭 주민들의 출근 전인 새벽에 치워야만 하는지 의문이었죠. 

수원특례시민 위한 일이라면 끝까지 포기 않고 해내도록 노력

지난 2019년 환경부에서 해당 근로자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지침이 내려왔는데 권고사항인 데다 생활폐기물 수거업무는 대부분 위탁업체에 맡겨 운영되다 보니 어떤 지자체도 여기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던 거예요. 그래서 제가 수원시의회에 업계 전문가들을 모아 토론회를 진행했고 같은 해 9월 수원지역 내 7개 동을 시범으로 해당 근로자분들의 출근 시간을 오전 3시에서 6시로 변경한 적이 있습니다.

 

반응이 좋았고 주민들도 이와 관련한 불편이 발생하지 않자 이듬해 1월부터 수원시 44개 동 전역에서 이처럼 근로자분들의 근무시간을 변경하도록 했죠. 뿐만 아니라 길거리 청소 업무를 해 주시는 '가로 환경관리원'들의 업무 시간도 이른 새벽이 아닌 주간(오전 6시~오후 3시)으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당시 김영식 수원시 청소자원과장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이 모든 성과를 이루기 어려웠을 만큼 많은 도움을 받았던 기억도 나네요. 그러고 나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근로자와 가로 환경관리원분들은 만날 때 가끔 "저녁과 가족이 있는 삶을 살 수 있게 됐다"는 말을 듣는 데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릅니다. 앞으로도 수원특례시민을 위한 일이라면 아무리 큰 걸림돌이 가로막아서거나 위기가 몰려와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낼 수 있는 '젊은 일꾼'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