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엿새째 최다치를 기록하는 등 오미크론 대유행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설 연휴 고향 방문을 미루는 가구가 늘면서 자영업자들은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그동안 명절 연휴에는 식당을 찾는 손님도, 가게를 연 점포도 전무해 거리에는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감돌았지만 올해 명절에는 귀성을 미룬 시민들의 방문으로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다.

연휴의 시작점이던 지난 28일 저녁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의 한 식당에는 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다. 평소 주말만큼은 아니지만 민족 최대의 명절 설날을 앞둔 모습으로 보기엔 어려울 만큼 손님들이 빼곡히 들어섰다. 30일 저녁 수원시 우만동의 식당가도 마찬가지. 환한 빛을 내비치는 가게 사이로 술잔을 부딪는 손님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4.jpg
사진은 수원시 인계동 유흥가 모습. /경인일보DB

수원에 사는 직장인 윤모(36)씨는 "이번 설 연휴에는 고향(대구) 방문을 안 하기로 했다. 사실 가족 모두가 백신을 맞아 걱정은 안하지만 정부도, 회사도 고향 방문을 자제하라고 권고해 일정을 미뤘다. 주변에도 고향에 가지 않는 친구들이 대다수"라고 밝혔다. 식당 주인 권모(48)씨도 "매년 명절 당일을 제외하고 문을 닫았다. 이번에는 나도 고향 방문을 안 하기로 했고 주변에도 귀성을 미루는 사람이 많아 가게 문을 계속 열기로 했는데 생각보다 손님이 많아서 놀랐다"고 말했다.

경기도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경기도민의 75%는 설 연휴 고향 방문 계획을 세우지 않거나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을 감안, 자영업자는 물론 백화점과 대형마트도 손님몰이에 나섰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는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설 당일에만 휴무하고 대부분 정상영업에 나선다. 롯데월드몰과 스타필드 등 대형 쇼핑몰 역시 설 연휴에 계속 영업할 계획이다. 백화점의 경우 지점마다 다르지만 연휴 중 1~2일 씩 번갈아가며 쉰다. 롯데백화점 수원점, 평촌점, 중동점 등은 31일과 1일, 분당점은 1일과 2일 휴점하고 더현대 중동점, 킨텍스점, 판교점, 현대아울렛 판교점, 갤러리아 광교점은 31일과 1일 휴점한다. 롯데아울렛 전 지점은 1일을 제외하곤 정상영업한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오미크론 확산으로 귀성을 포기하는 손님들이 늘어 연휴에도 백화점을 열기로 결정했다. 5일의 연휴 동안 갈 곳이 많이 없는 손님들이 대거 백화점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역에 철저히 대비한다면 명절 특수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