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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배 국토정보공사 경기본부장
소비자의 외면으로 한 기업이 휘청거리는 건 어쩌면 기업의 선택일지도 모른다. 쿠팡은 작년 6월 물류센터 대형화재로 안전·노동 문제가 논란이 되면서 소비자 불매운동으로 곤경에 처했다. 쿠팡이 발 빠르게 보상대책을 마련해 이미지 회복에 나서면서 매출은 회복되었지만 구매 고객은 채 석달이 안 돼 20만명이 감소했다. 오랫동안 건실한 기업으로 인식되었던 현대산업개발 또한 최근 연이은 붕괴사고로 국민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소비자들은 안전관리 소홀의 무거운 책임을 경영진에게 묻고 있으며, 이들의 차갑게 돌아선 마음을 되돌리는 데 얼마나 큰 비용과 노력이 소요될지는 알 수 없다.

주로 가격에 의해 구매를 선택하던 예전과 달리 최근 소비자들은 자신의 신념을 소비로 적극 표현하고 불매운동과 같이 사회적 이슈로 확산시키기도 한다. 소비자의 91.2%는 "기업의 사회적 논란이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준다"고 했으며, 특히 기업이 저지른 성차별과 갑질, 안전 불감, 열악한 근로환경 등은 소비자의 행동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기업이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을 경우 10명 중 9명 이상이 해당기업을 즉시 불매(25.1%), 소비를 자제하는 편(69.1%)이라고 응답했으며, 응답자 절반 이상이 "윤리적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의 제품이라면 조금 비싸더라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해 소비자들의 기준이 변화했음을 확연히 보여주고 있다. 


비재무적 요소 반영 기업 평가 시대
LX '디지털트윈 시뮬레이션' 실시
환경·사회복지 등 정책결정 큰 도움


이에 전 세계적으로 ESG경영이 화두다. 기업의 가치를 재무적 성과로만 판단하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Environment(환경보호), Social(사회공헌), Governance(윤리경영) 등 비재무적 요소를 반영해 평가하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면 가까운 미래에 인류의 존속에도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UN에서 주창되었으며, 코로나19 확산으로 변화와 위기를 마주한 투자자와 소비자들은 장기적으로 변함없는 가치와 수익창출이 예견되는 ESG경영에 관심을 쏟게 되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 Rock)'의 CEO는 "ESG 성과가 좋지 않은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ESG경영은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과 더불어 민간, 공공을 망라한 전 부문에서 확산되고 있으며 정부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각 기업의 ESG 성과를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한국형 ESG가 꿈꾸는 미래는 첨단 기술의 활용으로 더욱 편리한 생활, 공정과 신뢰가 기반이 된 사회 시스템, 쾌적하고 깨끗한 환경이다.

메타버스 구축·가상현실 적극 도입
탄소배출 절감·ESG확산 앞장설 것


이를 위해 공간정보가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해 도시 내 적합한 수목의 품종, 입지 등을 선정하고 대기 순환을 분석해 쾌적한 도시 환경을 조성하기도 하며 지표 온도와 일사량, 지형 등의 정보로 기후변화와 침수 등 자연재해에 대비할 수도 있다. 한국국토정보공사(LX)는 전주시를 대상으로 이러한 디지털트윈 시뮬레이션을 실시하였으며 환경, 사회복지 등의 정책 결정에 큰 도움이 되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앞으로는 건물 생애주기에 걸친 에너지 관리를 통한 그린빌딩 확산, 도시 재난재해 방역 시뮬레이션, 하천 오염물 및 대기오염 관리 등 쾌적하고 살기 좋은 미래 도시를 위한 다양한 실험들을 시도할 예정이다. 특히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가상현실을 업무에 적극 도입해 탄소배출 절감과 ESG확산을 위한 공간정보 기술지원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연초부터 LX경기지역본부는 북부지역 사무실 설치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국민들에게 접근성 높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직원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함이다. 오늘도 개청 예정지 출장으로 이른 아침 관용차에 올라탔다. 처음에 어색하기만 했던 SUV 관용차가 이젠 제법 익숙해졌다. ESG경영의 일환으로 2025년까지 공사차량 전부를 그린 모빌리티로 교체한다는 방침 아래 배정된 수소 관용차가 처음에는 얼마나 어색했던지. 하지만 이제는 선한 영향력으로 기업의 저력을 키워나가야 할 때임을 알기에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수소차를 타고 함께 살아갈 아름다운 미래를 향해 달려간다.

/방성배 국토정보공사 경기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