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유가 이미 100달러…휘발유 1천800원·물가 4% '빨간불'
우리 국민이 체감하는 유가가 이미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급등과 원화 가치 급락(원/달러 환율 상승)이 겹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2일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로 들여오는 원유 기준인 두바이유 현물 가격(싱가포르 거래소 기준)은 지난달 28일 기준 배럴당 87.58달러를 기록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2022.2.2 /연합뉴스

유류세 인하 효과가 2개월여만에 사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제 유가가 치솟으면서 기름값이 다시 고공행진하고 있어서다. 설 이후 밥상 물가 상승세도 심상치 않아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질 전망이다.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2일 현재 경기도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1천677원이다. 지난 1월 3일 기준 1천636원이었지만 한달 새 40원 이상이 올랐다. 수원시에서 휘발유 가격이 가장 비싼 주유소의 경우 ℓ당 1천798원에 이른다. 1천800원을 목전에 두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제 원유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탓이다. 국내로 들여오는 원유 기준인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지난달 31일 기준 배럴당 88.39달러다. 두바이유 가격이 이처럼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은 배럴당 100달러를 넘겼던 2014년 이후 7년여만이다.

지금은 원/달러 환율이 1천200원대로, 1천원대였던 그때보다 높다보니 현재 체감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긴 상태다.

유가가 상승하면 각종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소비자물가가 동반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기 휘발유 ℓ당 가격 40원 올라
고추장 등 밥상물가도 '연쇄 상승'
정부 유류세 인하효과 증발 조짐


밥상 물가도 오를 모양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농·축·수산물 수입 가격 지수는 지난해 12월 109.9로 1년 전보다 33.5%, 전월보다는 7.9% 오르는 등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고추장 등 장류 가격도 일제히 인상될 예정이다. 원료로 쓰이는 대두, 홍고추 등의 가격이 올라서다.

CJ제일제당은 3일부터 장류 가격을 평균 9.5% 올린다. 대상도 7일부터 장류 가격을 평균 11.3% 인상하기로 했다. 이미 샘표는 지난해 11월 간장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8% 올렸다. 2017년 이후 4년 만이다.

빵 가격도 오를 예정인데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9일부터 빵, 케이크류 66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6.7% 인상한다. 여기에 빙그레는 다음 달 투게더, 메로나 등 아이스크림 제품 가격을 순차적으로 올릴 예정이다.

앞서 이미 지난달 커피와 햄버거, 캔맥주 판매 가격도 줄줄이 인상된 데다 외식 물가는 지난해 12월 기준 10년여만에 최고치를 찍는 등 서민들의 한숨이 갈수록 깊어지는 추세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