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1시 무렵 수원에 소재한 홈플러스 매장. 여느 때와 달리 한산한 분위기였다.
"이 제품 좋아요, 한번 써보세요"라며 행사 매대 앞에서 큰 소리로 제품을 홍보하는 직원들이 자취를 감췄다. 대형마트의 별미처럼 여겨졌던 시식 코너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고기를 굽고, 갓 구운 빵을 잘라 냄새로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풍경을 이날 이곳에선 볼 수가 없었다.
인근에 위치한 롯데마트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시식 코너도, 판촉 직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직원들이 제품을 진열했던 매대만 덩그러니 남겨져 있었다.
그나마 이마트는 비교적 활기를 띠었다. 판촉 직원들도 몇몇 매대 앞을 지키고 있었다. 다만 이전처럼 큰 소리로 제품을 홍보하며 호객 행위를 하는 대신, 조용히 제품을 설명하는 데 그쳤다. 한 식품업체 판촉 직원은 말없이 제품을 흔들 뿐이었고, 다른 업체 직원도 별다른 홍보 활동 없이 지나가는 소비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방역패스 적용 시설에서 제외된 대형마트·백화점 등 3천㎡ 이상 대규모 점포의 시식, 판촉·호객 행위가 금지된 첫날, 각 점포는 대형마트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대체로 조용한 모습을 보였다.
홍보직원 진열 매대만 '덩그러니' 말없이 제품 흔들고 조용히 설명
대다수 "불편하지 않다" 반응… 판촉 일자리 감소 우려 목소리도
대다수 "불편하지 않다" 반응… 판촉 일자리 감소 우려 목소리도
시식을 금지하는 게 별로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호객 행위가 사라져 좋다
오히려 호객 행위가 사라져 좋다
이날 마트를 찾은 소비자들은 방역당국의 이같은 조치를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수원시 권선동에 거주하는 A(46)씨는 "그 전에 마트에서 시식, 판촉할 때 보면 사람이 바글바글하더라. 시식을 할 때는 사람들이 마스크도 벗지 않나. 안하는 게 맞다. 지금 같은 상황에선 아주 적절한 조치"라고 말했다.
영통구에 산다는 B(37)씨도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에 시식 코너는 아예 찾지도 않았다. 그래서 시식을 금지하는 게 별로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호객 행위가 사라져 좋다"고 답했다.
대형마트가 지나치게 한적해진 점이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용인시에서 왔다는 20대 주부는 "지금 상황에선 맞는 조치라고 보지만, 전과 달리 마트가 한적해진 것은 아쉽다"고 전했다.
이같은 조치가 가뜩이나 일감이 줄어든 대형마트 판촉 직원들의 설 자리를 더욱 잃게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시식 코너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된 후 잠정 중단해 이번 조치로 마트 매출에 큰 타격은 없을 것 같다"며 "판촉 직원들은 보통 협력업체와 계약해 마트에서 근무하는데, 자세한 상황은 파악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