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안나이트'는 탐험가 리처드 버튼이 편집, 영역함으로써 아랍권을 넘어 세계 전역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아라비안나이트'가 끼친 영향은 대단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속의 이야기들, 즉 액자소설적 구성에 독특한 화법으로 낭만주의 문학은 물론 근대소설의 발전에 큰 영향을 주었다. '아라비안나이트'는 천일야화(千一夜話), 요컨대 천일(千日)이 아니라 천일일(千一日) 야화다. 이는 무한을 뜻하는 천(thousand)에 하나(one)를 더해 영원한(forever) 이야기라는 뜻을 부과하기 위해 만든 제목이다.
지난 주말 한국로또가 1001회를 넘기고 이번 주 1002회째에 돌입했다. 2002년 12월 7일 1회 추첨이 시작된 이래 20년 만에 1천회를 넘긴 것이다. 로또(lotto)는 제비뽑기를 뜻하는 'Lot'에서 나왔는데, 이런 제비뽑기나 복권의 역사는 매우 오래됐다. 성경의 '민수기'에도 모세가 요단강 서쪽 땅을 나눠줄 때도 제비뽑기를 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로마의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연회를 베푼 다음 계산서로 추첨하여 참석자들에게 상품을 지급한 것이 복권의 효시가 됐다고 한다. 그러나 진짜 로또는 1476년 이탈리아의 모데나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나 지금 같은 로또의 형식과 방법은 유력 정치인이었던 베네데토 젠틸레가 90명의 입후보자들 가운데 제비뽑기로 5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제도에 착안하여 5/90 형태의 복권을 만들었고 그것이 지금의 6/45 방식 로또의 모체가 되었다는 것이다.
로또는 '고통 없는 세금'이라는 말대로 주로 국가가 재정을 확충할 목적으로 시행하는데, 사회주의의 종주국을 자처하던 러시아 소비에트 연방(구 소련)에서도 1970년대 스포츠 로또를 시행했으며, 폴란드는 1973년에, 프랑스는 1976년에 6/49 로또를 시작했다. 미국에는 26개의 주립 복권기관들이 연합하여 만든 파워볼(powerball)이 있는데, 규모나 당첨금을 기준으로 보면 세계 최대 규모다.
한국 로또도 계속 성장하여 작년 로또 판매액만 약 6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경제난이 가중되고 주머니 사정이 어려울수록 로또는 호황을 누린다고 하는데, 작년 우리 서민경제의 상황이 어떤지를 로또 판매액이 잘 보여준다. 로또만이 삶의 비전이라면 너무 씁쓸하다.
/조성면 객원논설위원·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