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 그룹 BTS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올해의 가수상'을 수상하면서 세계 최정상 가수임을 재확인했으며 걸그룹 블랙핑크도 그래미 어워드의 수상 후보에 오를 만큼 세계적 스타로 부상했다. 한편 2021년 9월, 옥스퍼드 영어사전(OED)에 '오빠' '언니' '대박' 등 26개의 한국어 단어가 한꺼번에 등재되었는데 한류 붐을 반영한 것이다. 지난 45년간 등재된 단어가 20여개에 불과했으며 그것도 Hangul, ondol, sijo 등 한국어로 부를 수밖에 없는 단어였음을 감안하면 극히 이례적이다.
한국드라마·BTS 등 세계시장 휩쓸었지만
국내 문화계 코로나로 타격 '우울한 잔칫집'
한국문화 열풍이 세계를 휩쓸었지만 시선을 우리 문화 현장으로 돌리면 우울한 잔칫집이었다. 코로나19 위기의 지속으로 문화계가 받은 타격은 치명적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가요, 방송, 공연, 영화 분야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OTT 기반의 콘텐츠 산업을 제외하고는 일상회복의 날만 고통스럽게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팬데믹으로 초토화된 문화 현장이 절망적이라 해도 우리는 엘리엇(T.S.Eliot)의 노래처럼 '죽은 땅에서 라일락이 피어나게' 해야 한다. 문화예술분야의 '위드코로나' 정책은 공간과 거리의 제약을 극복하는 방향에서 찾아야 한다.
시민의 도보권 거리에 생활밀착형 복합문화시설 확충이 시급하다. 감염병 위기 시대에는 이동을 최소화해야 하며, 방역에 취약한 대규모 문화인프라는 이용할 수 없게 된다. 주거지 도보권역에 위치한 작은 문화공간이 요긴해졌다. 소형 복합문화 공간은 생활문화예술 활동, 온오프 문화예술교육 거점 공간 등으로 탄력적 활용이 가능하다. 인천 연수구는 지난해 100여 차례의 발코니 콘서트를 개최하였는데 주민들의 호응이 컸다. 부평여고의 김정렬 화가는 교정 숲길을 이용해 코로나 위기를 견디는 여고생들의 표정을 그린 인물전을 열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개방된 공간을 활용하여 밀접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공연과 전시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도보권 거리 생활밀착형 문화시설 확충 시급
'거리두기' 온라인 소통 플랫폼구축 투자해야
한편 재택 여가활동은 감염병 시대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잡고 있다. '홈하비(Home hobby)'라고 불리는 가정내 취미활동의 증가는 악기, 미술용품, 음반과 음향시설 등 취미생활 관련 상품 판매량 통계로 확인할 수 있는데 판매량이 최대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재택 취미활동 추세를 반영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면 생활문화와 문화예술교육 분야에서 시민문화 성과 지표를 앞당겨 달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온라인으로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 플랫폼 구축에 투자해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면서 온라인 소통 플랫폼의 중요성이 부상하고 있으며, 문화예술교육 영상 콘텐츠 제작 및 제작 지원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영상 미디어 플랫폼 구축으로 문화행사와 문화예술교육 수요의 증가에 대비해야 한다. 문화예술 콘텐츠 플랫폼은 감염병 위기에 대비한 소통 수단을 넘어 디지털 기반의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김창수 인하대 초빙교수·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