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서는 '송도 럭스오션SK뷰'의 주택형 절반 이상이 1순위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여파로 집값이 하락하는 지역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인천의 강남'이라 불리는 송도국제도시 분양시장 열기도 한풀 꺾이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시행된 송도 럭스오션SK뷰 1순위 청약 결과, 전체 16개 주택형 가운데 9개 주택형이 1순위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현행 주택공급 규칙상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신규 아파트 청약 예비당첨자 수를 공급 물량의 5배까지 확보하지 못하면 차순위 청약에 나서야 한다. 이 단지에서는 84㎡ 주택형 전부와 139㎡T 등 일부 대형 주택형이 해당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2순위 청약으로 넘어갔다.
평균 경쟁률은 1천114가구 모집에 4천664명이 신청해 4.18대 1에 그쳤다. 지난달 5일 분양된 '더샵 송도아크베이' 청약에서 일반공급 486가구 모집에 2만2천848명이 몰리면서 평균 47.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미계약 사태가 불거졌던 '송도 자이더스타'도 1순위 청약 당시엔 1천533가구 모집에 2만156명이 몰려 평균 13.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6개 주택형 중 9곳 청약 열기 꺾여
1114가구 모집에 4664명 '4.18대 1'
이렇게 낮은 청약률을 보인 데에는 분양가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송도 럭스오션SK뷰 단지의 3.3㎡당 분양가는 평균 2천555만원으로, 전용 84㎡형에서도 분양가가 9억원을 넘는 가구가 많다.
현행법상 분양가가 9억원을 넘으면 중도금 대출을 받기 힘들다. 여기에 올해부터는 잔금 대출 시에도 총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돼 대출 가능 비용이 대폭 줄어든다.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큰 시세 차익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송도 럭스오션SK뷰 인근에 있는 '힐스테이트레이크송도 1차' 전용 84㎡는 지난해 11월 11억3천만원, '힐스테이트레이크송도 2차' 전용 84㎡는 지난해 9월 12억원에 거래됐다.
투기과열지구 5배 미확보땐 차순위
고분양가에 중도금 대출 난항 분석
최근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며 침체하고 있는 만큼 시세 차익은 더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다섯째 주(31일) 기준 인천 집값은 0.04% 내려가 하락세를 보였다. 2019년 8월 셋째 주(19일) 이후 2년 6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한 것이다.
서진형(경인여대 교수) 대한부동산학회장은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으로 침체하고 있는 부동산 시장 상황이 청약 시장에도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적어도 지방선거 전까지는 분양시장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지역별·단지별 분양 양극화와 청약 수요자의 옥석 고르기가 심화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