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빛이 드는 소극장 무대에서 주말에 연극 한 편을 감상하는 기분은 어떨까.
극단 다락이 오는 12일부터 4월 30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떼아뜨르 다락 소극장에서 미국의 극작가 도널드 마굴리스(Donald Margulies)가 쓴 '컬렉티드 스토리즈'를 선보인다.
'컬렉티드 스토리즈'는 2인극이다.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단편소설 작가 루스 스타이너와 작가 지망생인 제자 리사 모리슨 두 여성 사이에서 일어나는 6년 동안의 기록이다.
리사는 26세의 대학원생인데, 고교 시절부터 루스를 흠모하며 작가를 꿈꾸다 루스의 수업을 듣게 된다.
30년 가까운 나이 차이임에도 둘은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넘어 서로 친구가 되며 많은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로 발전한다.
루스는 점점 늙어가고 리사는 성장해간다. 자신이 한 차례도 완성하지 못한 장편 소설을 발표하며 주목을 받을 정도로 성장한 리사의 모습을 지켜보는 루스의 마음은 복잡해진다.
리사는 스승인 루스의 동의 없이 루스가 숨겨온 개인적인 이야기를 장편 소설에 담아내며 둘은 논쟁을 벌인다. 둘의 논쟁을 지켜보며 예술이 허용하는 도덕적 규범이 어디까지인지 고민해보는 것도 이 작품의 감상 포인트다.
루스 역할은 윤현주·백재이 배우가, 리사 역은 신경덕, 박현정 배우가 더블캐스팅됐다. 연출은 백재이 극단 다락 대표가 맡았다.
공연이 시작되는 시간은 오후 4시다. 이번 작품을 위해 평소 암막 커튼으로 가려졌던 소극장의 창문을 개방해 노을빛을 무대로 끌어들였다고 한다.
백재이 대표는 "오직 다락 소극장에서만 가능한 노을빛 연극"이라며 "인생의 노을에 접어들었거나 그 시기를 앞둔 이들에게 이 연극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