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 학사운영 지침에 따라 학교의 방역부담이 커진 가운데, 특히 과밀·과대학급이 많은 경기도 내 학교현장은 "개학이 두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과밀학급은 교실 내 거리두기조차 쉽지 않고, 1천명이 넘는 학생을 보건교사 한 명이 담당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지난 7일 '2022학년도 1학기 방역 및 학사운영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방안에 따르면 다음 달 신학기부터 각 학교는 위험도를 판단해 자율적으로 원격·대면 수업 여부 등의 학사 운영 방식을 정한다.
정상 등교를 원칙으로 하되 신규 확진자가 재학생의 3% 이상이거나 확진·자가격리로 등교가 중지된 학생이 15%를 넘어서면 학교 재량으로 부분등교 등을 결정하게 된다. 학교의 방역 역할도 확대돼, 각 학교는 자체적으로 밀접접촉자를 분류해 신속항원검사나 PCR검사를 실시한다.
교육부 지침따라 재량·자율 수업
2m 거리유지조차 '어려움' 실태에
'전문지식 갖춘 보조인력 배치' 호소
특히 경기도에는 학급 수 28명 이상인 과밀학급이 43.2%나 몰려있어 일선 학교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이소희 정책실장은 "보건교사 혼자 확진자 동선, 밀접접촉자를 다 파악할 수 없으니 담임들이 도와야 한다. 학교 업무에 방역 업무까지 더해지면 교육활동이 마비될 것"이라며 "경기도는 특히 과밀학급이 많아 2m 거리유지조차 쉽지 않다. 학급 내, 학교 내 거리두기를 위해 경기도교육청의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과대·과밀학교의 경우 보건교사들의 업무가 과중해 학교 방역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에 교육부는 내년부터 36학급 이상 유·초·중·고교에는 2명 이상의 보건교사를 배치한다. 그러나 보건교사들은 당장 다음 달부터 쏟아지는 업무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하고 있다.
도내 한 초등학교의 보건교사 김모씨는 "아이들이 1천명이 넘는데 보건교사 한 명이 다 관리하거나 신규, 기간제 선생님 둘이 72학급씩 되는 학교를 맡는 경우도 있다"며 "평상시에도 '억'소리 내가며 일했는데, 이제 보건소에서 하던 일을 학교에서 해야 하니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경기도 같은 경우 하루에 3시간씩 일하는 방역 인력만 투입되지 간호사, 보건교사 자격증이 있는 보조 인력이 없다"며 "전문지식이 있는 지원인력을 배치해 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1천명 넘는 과대학교 '보건교사 1명'
도교육청 "대책 협의중" 입장 밝혀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지원 대책을 협의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지원청·학교·도교육청 간 실무협의회가 계속 가동되고 있다.
7일 발표사항은 각 시도교육청 의견제시 후 수정될 수 있어 지원 대책을 아직 협의 중"이라며 "1학기 학교방역활동 인력지원 수요조사도 끝낸 상태라, 추가 지원이 확정되면 안내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