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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 전경. /경인일보DB

인천 서구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원생 학대 사건으로 국민적 공분을 산 보육교사들과 이들의 학대를 방조한 전 원장이 항소심에서 모두 감형받았다.

인천지법 형사항소3부(부장판사·한대균)는 11일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아동학대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장애아동 통합보육반 담임 보육교사 A(34·여)씨와 주임 보육교사 B(31·여)씨에게 각각 징역 2년 6개월과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또 같은 혐의를 받는 나머지 보육교사 3명에 대해선 징역 8개월~1년을, 1명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보육교사들의 학대를 방조한 혐의로 기소된 전 원장 C(47·여)씨는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A씨 등 보육교사 6명은 2020년 10월30일부터 12월28일까지 해당 어린이집에서 장애아동 6명을 포함한 1∼6살 원생 11명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아이들에게 모두 260여 차례 폭행 등 신체적·정서적 학대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보육교사와 전 원장은 항소심 재판에서 모두 1심보다 감형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C씨의 경우 보육교사의 학대를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범행이 일어난 장소와 원장실의 위치가 가까웠던 점, 보육교사 중 일부가 범행 사실을 말한 사실을 고려하면 C씨는 학대를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방치한 책임이 있다고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일부 피해 아동 측과 합의하긴 했으나 아직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피해 아동 가족이 있다"며 "범행 당시 피해 아동들의 나이 등을 비추어 볼 때 엄벌에 처할 수밖에 없지만, 피고인들이 초범이고 당시 경력 등 지위와 역할을 고려했을 때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운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