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윤석열에 야권 후보 단일화 공식 제안<YONHAP NO-2819>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3일 유튜브로 생중계된 특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야권 후보 단일화를 공식 제안하고 있다. 2022.2.13 /안철수 후보 유튜브 캡처

대선 후보 등록에 즈음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공식 제안으로 야권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됐다.

안 후보는 13일 오전 유튜브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후보를 향해 "정권 교체, 구체제 종식과 국민 통합의 길을 가기 위해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가 선제적으로 단일화를 제안하는 쪽으로 급선회한 모양새다.

윤 후보 측도 안정적인 정권 교체를 위한 단일화 필요성에 대해선 큰 틀의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앞으로는 구체적인 방식을 놓고 치열한 기 싸움이 예상된다.

일단 안 후보는 여론조사 경선에 의한 단일화를 꺼냈다.

그는 회견에서 "차기 정부의 국정 비전과 혁신 과제를 국민 앞에 공동으로 발표하고 이행할 것을 약속한 후 여론조사 국민 경선을 통해 단일 후보를 정하고 누가 후보가 되든 서로의 러닝메이트가 되면 압도적 승리를 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서도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양당이 합의했던 기존 방식을 존중하면 윤 후보님 말씀대로 짧은 시간 안에 매듭지을 수 있다"고 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방식"에 尹 "긍정적이지만 고민" 말 아껴
전날 내부논의 '수용불가' 전해져… 일대일 담판에 무게 둔 듯


그러나 윤 후보 측은 후보 간 일대일 담판에 따른 정치적 합의에 의한 단일화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최근 다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 지지율이 안 후보에 서너 배 앞선 상황에서 경선은 무의미하다는 이유를 내세운다. '역선택'에 대한 우려도 깔렸다.

윤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가) 정권교체를 위한 대의 차원에서 제안하신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고민해보겠습니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며 뚜렷한 반응을 내놓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준석 대표는 정책 홍보를 위해 광주 방문 일정을 소화하는 '열정열차'속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윤 후보의 긍정 평가에 대해)원론적인 답변을 하셨다고 본다"며 국민 여론조사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그러면서 "지금 객관적으로 저희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가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대 여섯 배 이상 차이 나는 조사도 나오고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다른 추가적인 다른 룰에 의한 단일화를 꿈꾼다는 것 자체가 너무 아전인수 격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에 대해 "너무 인간적이기 때문에 반대로 대의명분을 찾기 어려울 것 같다"고 꼬집었다.

안 후보 측은 이미 전날 오후 비공식으로 여론조사 경선에 의한 단일화를 제안했으며, 윤 후보 측 공식 라인은 내부 논의를 거쳐 수용 불가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민의힘 일각에선 벌써 윤 후보로의 단일화를 전제로, 대선 승리 시 안 후보에게 어떤 역할을 부여할지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기도 한다.

안 후보에게 새 정부 초대 책임 총리를 제안하는 방안부터 공동 정부나 연합 정부 수립까지 다양한 아이디어가 거론되고 있으나, 윤 후보 본인과의 교감을 바탕으로 한 논의는 아닌 것으로 단일화 추진에 따른 대선 정국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