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 후보 등록을 마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전 정권 적폐수사' 발언을 불씨 삼아 남은 선거기간 동안 위기극복·경제대통령을 부각하는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지난 12일과 13일 충남권·제주로 이어진 지역방문에서도, SNS를 통해서도 윤 후보의 적폐수사 발언을 발판으로 삼아 자신의 '위기극복', '경제대통령' 등의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 12일 오전 이 후보는 가장 먼저 SNS에 '정치보복으로 내일을 바꿀 셈이냐'고 묻는 글을 올리며 "저는 정치보복을 하지 않겠다. 아니 그런 것 할 여유가 없다"며 "당장 내일 먹고 살 일이 막막하다. 위기를 타개해 나가는데 인재 정책 등 국가역량을 총결집해도 모자랄 판"이라며 위기 대응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충남권 방문에서도 이 후보는 "(이명박 정부는) 고향으로 돌아가 평범한 시민으로 살겠다고 한 노무현 대통령을 굳이 끌어내 정치보복을 해서 극단적 선택을 하게 만들었다고 하거나, "대한민국 정치는 복수혈전의 장이 아니"라고 말했다.
또 "죄가 있으면 처벌해야 하지만 아무런 죄나 혐의가 없는데 아무 데나 탈탈 털어서 뒤져보겠다는 것은 범죄"라며 "이것은 적폐청산이 아니라 정치보복"이라고 비판했다.
13일 제주 4·3 평화공원 위령탑 방명록에는 '보복의 낡은 시대를 넘어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고 적었다.
참배한 이후 기자들에게는 "이 참혹한 보복의 현장에서 다시 보복을 생각하는 상황이 됐다"며 "이제 다시는 이 나라에서 정치적 욕망 때문에 누군가가 죽어가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 정치보복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이재수의 난 등을 소재로 한 소설 '변방에 우짖는 새'를 언급, "소설에 까마귀가 많이 등장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제가 위령탑 근처에 갔더니 까마귀 한 마리가 우리를 지켜보듯이 있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