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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바이오 기업. /경인일보DB
 

인천의 전통 제조업체들이 바이오산업에서 새로운 판로를 찾기 시작했다. 수십 년 동안 쌓아온 기술 노하우를 바이오 분야에 접목시키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탈바꿈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침체기를 겪고 있는 인천의 제조업체들이 고부가가치 기업으로 체질개선을 이룰 수 있도록 인천시가 지원을 더욱 확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십년 노하우 고부가가치 탈바꿈
市 '바이오 원부자재 국산화' 지원


인천 서구에 있는 (주)에코매스는 친환경 주방용품·유아용품 등을 주로 생산하는 제조업체다. 10년 넘게 전통 제조업 분야에서 제품을 생산해온 이 기업은 최근 '바이오산업'의 문을 두드렸다. 새로운 공급처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 업체는 기존에 갖고 있던 필름 제조, 플라스틱 성형·사출 기술을 활용해 지난해부터 '세포배양백' 기술 개발에 나섰다. 세포배양백은 백신 등 바이오의약품 성분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특수 재질의 일회용 백으로, 그 안에서 의약품 주요 성분이 만들어진다. 국내에는 생산업체가 없어 해외 제품 의존도가 높다.

한승길 에코매스 대표는 "최근 인천이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거듭나면서, 바이오 원부자재가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며 "우리의 제조기술을 고부가가치 산업에 활용하면 전통 제조업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새로운 시도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3월 중순에 연구시설 개소식을 열고 시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본격적으로 매출 활동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코매스가 바이오 산업에 발을 들인 배경에는 '바이오 원부자재 국산화 지원사업'이 있다. 지난해 인천시와 인천상공회의소(이하 인천상의)는 인천지역 전통 제조기업을 중심으로 바이오 원부자재 컨설팅을 지원했다.

제품 발굴·시제품 생산 등 단계별로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바이오산업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사업에 참여한 20개 업체 중 에코매스를 포함한 8개 업체는 제품 개발 단계를 거치고 있으며, 이중 고무 오링(O-ring) 제조업체는 국내 대형 바이오 기업에 제품을 납품하는 성과로도 이어졌다.

산자부, 상용화에 4년간 50억 투입
"체질개선 적극적 예산 마련 필요"


정부도 이런 기업을 더 많이 육성하기 위해 올해부터 바이오 원부자재 상용화 지원사업을 시행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인천시와 인천상의 사업을 벤치마킹해 바이오 원부자재 상용화 지원사업으로 4년간 5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장조영 인천상의 경제진흥실 차장은 "인천의 제조기업들은 잠재력과 기술력이 뛰어나지만 방법을 몰라 바이오산업에 진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방향만 잘 알려주면 전통 제조업도 신산업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재 관련 사업들은 대부분 컨설팅까지만 지원하는데, 업체에 바이오 관련 인증 비용을 지원하는 등 인천시가 적극적으로 예산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