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최근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메타버스'(Metaverse,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가상 세계)를 활용한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런 시대적 상황에 발맞춰 인하대가 대학 생활의 첫 시작인 새내기 오리엔테이션을 메타버스로 진행해 눈길을 끈다.
15일 메타버스로 구현된 인하대 가상 캠퍼스에서 '공과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열렸다.
기자가 이날 오전 10시20분께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에서 2D 그래픽의 캐릭터를 만들어 접속하니 인하대 후문이 모습을 드러냈다. 길을 따라서 학생회관, 인경호(호수), 비룡탑이 한눈에 들어왔다. 대학본부 건물, 도서관, 대운동장 등 실제 인하대 캠퍼스가 메타버스에 그대로 구현돼 있었다.
학생회관·비룡탑 등 가상 캠퍼스
장소 채팅 안내 화살표 따라 모여
오리엔테이션 행사에 앞서 일찌감치 가상 캠퍼스에 접속한 신입생들은 자신의 캐릭터를 움직이며 곳곳을 살펴보고 있었다.
채팅을 통해 인터뷰에 응한 화학공학과 신입생 허윤성(18) 학생은 "수시 때 인하대를 갔을 때엔 시험을 보는 강의동만 가서 지리를 잘 몰랐는데, 메타버스에서 캠퍼스가 잘 만들어져 있어 구석구석 돌아다녀 봤다"며 "재학생, 신입생들이 가상 캠퍼스를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서 함께 캠퍼스 투어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전 10시30분께 화학공학과 학생회 학생들이 채팅으로 새내기 후배들에게 오리엔테이션 장소를 안내하기 시작했다. 신입생들은 초록색 화살표를 따라 하이테크관 지하에 있는 대강당에 모였다.
이곳에서 화학공학과 신입생 90여 명은 1시간 동안 학과 소개, 수강 신청 방법 등 정보를 알려주는 영상을 시청한 뒤 학과 사무실로 자리를 옮겨 웹 카메라(캠)와 마이크를 이용해 재학생 선배, 신입생 동기들과 친목을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화학공학과 또 다른 신입생 최유나(18) 학생은 경인일보 인터뷰에서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선배, 동기들과 인하대 캠퍼스를 오가며 오리엔테이션을 하는 게 색다른 경험이었고, 선배들에게 수강 신청 노하우 같은 다양한 정보도 얻을 수 있어 좋았다"며 "올해는 대면 수업으로 진행한다고 하니 학교생활이 기대되고 메타버스 가상공간에서 본 캠퍼스도 직접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학과 소개·수강 신청 등 영상으로
웹 캠·마이크 이용 친목 다지기도
전기과 기획·재능기부 "적응에 도움"
이번 메타버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은 인하대 공과대학 재학생들이 직접 기획했다. 고희광, 이지훈, 최민수, 최수민 등 전기공학과 학생들의 재능기부로 만들어진 메타버스 인하대 가상 캠퍼스에선 이날 오전 화학공학과와 에너지자원공학과를 시작으로 오는 18일까지 공과대학 16개 학과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잇따라 진행된다.
메타버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주관한 박종호 인하대 공과대학 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2년간 비대면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으로 오리엔테이션을 했는데, 올해에는 신입생 후배들에게 더욱 많은 정보를 주려고 메타버스를 활용하게 됐다"며 "신입생들이 대학 생활에 잘 적응하는 데 이번 오리엔테이션이 도움이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