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주요 기업들이 가업 승계를 본격화하고 있다. 인천항 하역기업 등은 3세 경영을, 상대적으로 뒤늦게 인천항에 터를 잡은 물류기업은 2세 경영을 계획하고 있다. 인천항의 세대교체가 수년 사이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돼, 이로 인한 변화가 어떤 방식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선광' 심장식 회장, 증여세 준비
주식 공탁… 子 심우겸 차기 수순
15일 인천 항만업계에 따르면 (주)선광 심장식 회장은 최근 증여세 납부를 위해 선광 주식을 담보로 맡겼다. 심 회장과 자녀들이 맡긴 선광 주식은 115만1천78주로 전체 주식의 17.44%에 이른다.
심 회장은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선광 관계사인 (주)화인파트너스 주식을 자녀에게 증여하기 위해 선광 주식을 담보로 공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심장식 회장의 아들 심우겸씨는 선광에서 근무하고 있어, 이번 재산 증여가 향후 그에게 선광 경영권을 넘기기 위한 수순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화인파트너스가 선광 주요 주주로 돼 있어, 이 같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선광은 인천항을 대표하는 하역기업 중 한 곳이다. 선광과 화인파트너스를 포함한 선명그룹은 1948년 4월 창업자 고(故) 심명구 회장이 선광공사를 창업하며 출발했다. 현재는 심명구 회장의 아들이자 심장식 회장의 동생인 심충식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다. 인천 신항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 등을 운영하고 있다.
'대륙상운' 2대 김일동 대표 운영
'화인통상' 대표 자녀 실무수업중
"가업잇기 본격화… 인천항 변화"
인천항과 평택항 등에서 예선을 운영하는 대륙상운(주)도 가업 승계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도선사협회장을 역임한 김수금 회장이 1982년 설립한 대륙상운은 올해 설립 40년을 맞았다. 현재는 2대인 김일동 한국예선업협동조합 이사장이 대표를 맡아 운영하고 있으며, 김 대표의 아들이 부사장으로 재직하면서 경영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다.
화인통상도 2세 경영을 계획하고 있다. 1995년 설립된 화인통상은 다른 향토기업보다 늦게 인천에 정착했지만 인천항 배후단지에서 가장 큰 규모의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설립자인 최승재 대표가 운영하고 있으며, 자녀가 회사에 재직하면서 실무를 맡고 있다.
인천항 향토기업으로 꼽히는 영진공사와 우련통운도 대를 이어 기업을 운영하고 있어, 앞으로 이 같은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항만업계 관계자는 "선광을 포함해 오랫동안 인천항에서 활동한 기업들의 가업 승계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영권이 자녀들에게 이어지면서 인천항도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고, 이는 어떤 방식으로든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