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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옥 전경. /경기주택도시공사 제공

 

'직무대행의 직무대행' 체제로 초유의 사태를 맞은 경기주택도시공사(GH)(2월 15일자 3면보도=사장 사퇴 이어 직무대행 물러나… 정치의 계절 '수장 없는 GH')와 같이 기관장이 공석인 경기도 내 산하 공공기관은 9곳이다.

이들 산하기관장이 공석인 이유는 대부분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의 대선 출마와 맞물렸거나 6·1 지방선거 출마 등 정치 행보로 인한 것인데, 이를 두고 산하기관장 코드인사의 폐해로 바라보는 부정적 여론도 커지고 있다.

현재 기관장이 공석인 산하기관은 GH, 경기관광공사, 경기평택항만공사, 경기교통공사, 경기연구원, 경기테크노파크,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경기아트센터, 경기복지재단 등 9곳이다.  


경기관광公 1년 넘게 공백 이어져
경기TP·교통公 2곳만 공모 진행


GH는 이헌욱 전 사장이 지난해 11월 조기 사퇴한 데 이어 지난 14일 사장 직무대행이던 안태준 전 부사장도 사의를 표하며 기관장 공석이 됐다.

경기관광공사는 유동규 전 사장이 사임한 2020년 12월 이후 1년 넘게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논란 끝에 자진사퇴했고 지난해 말 이재성 전 서울관광재단 대표도 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질 논란이 일며 스스로 물러났다.

특히 9개 산하기관 중 현재 기관장 공모가 진행 중인 곳은 경기테크노파크와 경기교통공사 등 2곳에 불과해 사실상 7곳 산하기관은 차기 경기도지사가 선출될 때까지 기관장이 공석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길게는 2년 가까이 기관장 공백이 이어지는 산하기관들도 생긴다.

이 때문에 산하기관들 내부에서도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 산하기관 관계자는 "역대 웬만한 산하기관장들 면면을 보면 보답 차원에서 정치적 이유로 내리꽂는 인사들이 계속 있어 왔다. 도 산하기관의 책임과 역할이 있는데,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은 공직자로 최소한의 도리를 다하지 않는 것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공직자 최소한 도리 다하지 않아"
기관 내부서도 불만 목소리 커져


산하기관장 공석 사태에 경기도도 예민하긴 마찬가지다. 오병권 경기도지사 권한대행은 지난달 열린 공공기관 업무공백 방지 및 복무강화를 위한 현안 점검회의에서 "기관장 공백 여파가 없도록 임직원들의 기강이 해이해지거나 복지부동하는 사례가 나오면 절대 안 된다"고 주문했다.

한편, 오 권한대행은 15일 경기도지사 출마를 위해 사퇴한 염태영 전 수원시장을 대신해 권한대행을 맡은 조청식 수원특례시 제1부시장에게 전화해 "시장의 부재와 상관없이 권한대행 체제에서도 지역 민생업무가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121만 수원시민의 생활이 불편하지 않게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