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1901000660900034811.jpg
동탄센트럴파크에서 연설 직후 가족단위 시민에게 꽃다발을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2022.2.19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제가 성남시장일 때는 성남시가 제일 잘 나갔는데, 요새는 화성시가 가장 잘 나가는 것 같더군요"

19일 화성시 동탄센트럴파크에 마련된 유세 차량에 오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 후보를 기다린 화성 시민들에게 화성시민의 자부심을 추어올리며 환호를 이끌었다.

이 후보는 이날 전남 유세를 마치고 경기도로 올라와 인구 89만의 화성시를 첫 유세지로 꼽았다.

젊은 가구가 많고 출산율이 높으며 민주당 지지세가 확고한 화성에서 힘을 받아 이후로 이어질 경기도 유세를 이끌어나가겠다는 의중으로 읽힌다. 실제로 이날 선거유세에는 수 천 여명의 사람들이 운집했다. 가족 단위 지지자가 손피켓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행사가 끝났는데도 음악을 끌 수 없을 만큼 여기저기서 옹기종기 모여 사진을 찍거나 춤을 추는 모습도 포착됐다. 행사 종료를 위해 껐던 음악은 한차례 원성을 듣고 다시 재생되기도 했다.

2022021901000660900034813.jpg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화성시 동탄센트럴파크에서 대선 유세를 하고 있다. 2022.2.19 /권순정기자

이 후보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의 성과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경기도지사의 도정을 지켜보셨죠? 잘 하더라, 맞죠? 도지사 잘 뽑으니까 내 인생이 편해지더라 맞죠?"라고 하고 "경기도지사가 대권가도의 무덤이라고 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대권가도의 꽃길이 될 것이다"라며 자신감을 한껏 드러냈다.

특히 이날 '위기극복' 연설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초대됐다.

이 후보는 "IMF 누가 극복했습니까. 김대중이죠. 국정에 대한 지식이 충분해 극복한 것 아닙니까"라며 국정책임자의 지식과 준비를 강조했다. 이어 "정치적인 두려움을 이겨내고 신천지를 발본 색원한 이재명, 경제위기, 코로나위기, 국제위기 이겨낼 사람 누구입니까?"라며 위기를 극복할 사람은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새벽 14조 추경안이 민주당의 기습처리로 예산결산특별위를 통과한 것을 의식해 이 후보는 "방역 책임은 모두에게, 정부에게 있다. 그런데도 특정 소수가 피해를 봤다면 우리가 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당선되면) 소상공인 피해보상, 50조 예산 편성해서 모두 보전해놓겠다. 이재명은 빈말하지 않는다. 한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3월10일이면 이 말도 현실이 될 것이다"고 약속했다.

2022021901000660900034812.jpg
이재명 후보가 떠난 뒤 자리에 남아 춤 추는 지지자들. 한 남성이 든 손피켓에 검찰총통 직할 밑에 검찰청, 검찰청 밑에 입법, 사법, 행정 3권이 놓여 있는 조직도가 눈에 띈다. 특히 검찰총통 직할로 무속실이 놓여있다. 2022.2.19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영업시간이 1시간 늘어난 데 대해 "코로나도 진화했다. 조그맣게 변해 전파 속도가 늘어났다. 코로나 만져봤자 별 피해 없다"고 오미크론을 저평가하고 "밤 12시까지 뭘 좀 하면 어떻습니까. (제가 당선되면) 3월 10일에는 부스터샷 맞았다면 24시까지 같이 모여 놀 수 있게 하겠다"고 사이다 발언을 날리기도 했다.

연설의 맥락은 다시 국민의힘으로 향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선제타격한다고 하니 주가가 떨어지지 않느냐. 우리 주가 시장이 저평가 된 이유가 주가조작 때문이다. 주가 조작하고 부동산투기나 하고 이런 세상 용서하시겠냐"고 윤 후보를 둘러싼 논란을 상기시켰다.

사드배치도 이 후보의 도마에 올랐다. 이 후보는 "천공2호라고, 전 세계에서 우리 것이 최고다. 북한이 미사일을 쏜다면 고고도를 쏠 이유가 없다. 저고도로 날아올 텐데 뭐하러 고고도미사일(사드)를 1조5천억원을 들여 설치하나. 고고도 미사일을 왜 사서 국내 방위사업체를 위험에 빠뜨리나"고 직격했다.

이 후보는 이어 "이런 후보가 경제위기를 어떻게 감당하냐"며 "국정을 정확히 알고 미래에 대한 통찰력이 있고 국민을 존중하고 국민이 지정하는 길을 갈 유능한 경제대통령이 누구냐"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경기도 행정에서 이룬 성과를 언급했다. 이 후보는 "서울 가 보면 온 동네 바닥에 '돈 빌려 드립니다' 전단지가 있다. 경기도에는 없다"고 했다.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사채업 불법 전단지를 본 시민의 신고를 받아 그 업체의 불법 행위에 철퇴를 내려 사채업 전단지가 발을 못 붙이게 한 바 있다. 대신 저신용자에게 소액대출 제도를 만들었다. 이 후보가 자신의 성과를 소개하며 "사채업체에게 피해 안 당하고 살게 해주면 안 되냐"고 하자 지지자들은 "멋있다"고 호응했다.

이 후보는 "실력과 의지를 갖추고 안되는 이유보다 되는 이유를 찾으면 되는 게 경제고 민생이다. 제가 약속드린다. 더 진화된 정부, 더 유능한 정부, 오늘보다 내일이 기대되는 나라를 만들어 보답하겠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 후보는 "진지하게 한번 만 더 생각해달라. 주권자로서 운명을 결정한다.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선택해야 하지 않나. 정치보복의 꿈을 위해 권력을 행사하는가"라며 정권교체 열망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또 "저는 준비돼 있습니다. 여러분이 하실 일을 해 주십시오. 성남시장이었던 저를 여기까지 불러준 것도, 냉정하게 이 길까지 이끌어줬으니 꼭 손을 잡고 (대통령으로) 넘겨주십시오. 좋은 성과로 보답하겠습니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이어 한 아이와 엄마가 '저희 가족은 희망합니다. 아이들이 행복한 나라! 희망이 샘솟는 나라 만들어주세요'라고 쓴 손 피켓을 들고 무대로 올라와 이 후보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이 후보는 흥에 겨워 슬몃슬몃 엉덩이춤을 추기도 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일요일인 20일 수원중앙침례교회에서 예배 후 수원만석공원(오전11시)과 안양 중앙공원(오후 1시30분)에서 지지자들을 만난다. 

/김학석·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