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7일 오후 다시 문을 연 양육비 미지급자 신상 공개 사이트 '양육비 안 주는 사람들'(양안들)이 여론을 달구고 있다. 대체로 사이트 재오픈을 반기는 분위기다.
20일 양안들 사이트 대표활동가 구본창씨에 따르면 사이트 오픈 직후 구씨에게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의 연락이 쏟아졌다. 밤 12시께 사이트를 오픈했음에도 새벽까지 사이트 오픈에 대한 비난이 쇄도했다는 것이다.
구씨에게 항의했던 이들은 배드파더스 사이트에 이름을 올린 양육비 미지급자들로, 사이트 재오픈 소식을 접한 뒤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현재 양안들 사이트에도 얼굴 사진과 이름, 출생연도 등이 명시돼있다.
개소 직후 '미지급자' 비난 쏟아져
구본창씨 "법을 바꾸는 게 취지다"

양안들 사이트 오픈을 반기는 이들도 적지 않다. 양육비 미지급 문제와 관련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이같은 소식이 확산하고 있다.
이영 양육비해결총연합회(양해연) 대표는 "결국 (양안들 사이트 재오픈은) 정부에 경각심 주는 메시지"라며 "정부는 조속하게 법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시민단체 활동과 양안들 활동은 별개"라며 "양해연은 양육비 피해자를 상대로 한 법적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여론의 관심이 쏟아지자 사이트 오픈 직전부터 양육비 미지급 문제를 한 건 해결하기도 했다는 게 구씨 측 설명이다. 사이트 오픈 소식이 보도(2월8일자 7면 보도=[단독] '배드파더스' 4개월 만에 재개… 정부 신상공개 면죄부 벗긴다)를 통해 알려지면서, 4개월 전 배드파더스에 이름을 올린 양육비 지급자가 양육 비용을 지급했다는 것이다.
구씨는 "이제는 법 개정이 돼서 이행 명령 소송이나 직접 지급 명령 등 법적 조치를 했음에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이들만 사이트에 명단을 올린다"며 "양육비 미지급자들의 개인 양육비를 받아주자는 게 취지가 아니다. 법을 바꾸는 게 취지다. 법을 바꾸려면 법적 시도를 해봤거나, 하고 있는 이들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