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지면
대통령 선거와 관련된 각종 기사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된 경인일보의 지면들. /경인일보DB

큰 대(大)에 가릴 선(選)을 쓰는 대선(大選)은 말 그대로 '큰 선거'를 말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수 많은 선거 중 가장 큰 선거, 바로 대통령을 뽑는 선거입니다.

지난 15일 자정을 기해 제20대 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막을 올렸습니다. 제1~3대 대통령 이승만, 제4대 대통령 윤보선, 제5~9대 대통령 박정희, 제10대 대통령 최규하, 제11~12대 대통령 전두환, 제13대 대통령 노태우, 제14대 대통령 김영삼, 제15대 대통령 김대중,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제17대 대통령 이명박, 제18대 대통령 박근혜, 제19대 대통령 문재인.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고등학교 1학년생은 지난 2006년 출생한 사람들입니다. 노무현(2003~2008) 대통령이 재임하던 시기에 출생한 셈입니다. 그보다 나이가 어린 중학생과 초등학생은 시기에 따라 노무현·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시절에 출생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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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여러분들 기억 속에는 대선일 하루 종일 미디어를 달군 출구조사며 당선 장면을 소개한 영상들이 남아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공식 선거운동일 동안 거리 곳곳을 누비고 다닌 유세차가 기억날지도 모릅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시작되는 학급 단위의 선거, 학교 단위의 선거들은 모두 민주주의의 기반이 되는 실제 선거를 체득하기 위한 교육 중 하나입니다. 청소년의 투표권은 나날이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어, 현재는 만 19세에 달한 고등학교 3학년생도 실제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됐죠.

출마 포부와 당선 뒤 바뀔 현실을 제시하는 공약 소개를 거쳐 유권자의 환심을 사기 위한 행동들이 이어지고 이윽고 맞이하는 실제 투표. 가슴 졸이는 개표를 거쳐 당선자를 밝히고 그로부터 듣는 당선 소감까지. 학교 속 선거는 우리가 지켜볼 대선과 꼭 닮아 있습니다.

만 19세 고3 학생은 투표에 참여
내달 8일 자정까지 선거운동기간


지금은 바로 대통령의 포부와 공약을 밝히고 직접 유권자를 만나는 '선거운동'이 펼쳐지는 기간입니다. 선거운동은 지난 15일부터 대통령 본 선거일 직전인 내달 8일 자정까지 이뤄집니다. 대통령 후보들은 전국 각지를 돌며 지지를 호소하고, 때론 미디어에 출연해 토론회를 열며 광고를 통해 자신의 매력을 뽐내게 됩니다.

매일 같이 쏟아지는 여론조사는 시시각각 변하는 민심을 설명하고 각 정당과 후보들은 민심의 향배에 따라 선거 전략을 바꾸기도 합니다. 때론 격한 말을 쏟아냈다 때론 다독이기도 하고, 단상 위에서 어퍼컷을 하거나 발차기를 하는 등의 행동도 모두 유권자의 환심을 사기 위한 후보자들만의 방식이죠.

정치권에선 지지하는 정당이 있는 유권자를 대략 절반 내지는 60% 정도로 추산합니다. 적게 봐 25%와 25%, 많게 봐 30%와 30%는 각각 이미 지지하는 후보가 정해져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들은 누가 후보이건 대체로 정당을 보고 투표하는 성향을 지닌 유권자로 평가합니다.

각 정당이 절차에 맞게 경선을 거쳐 후보를 선정했으니 믿고 투표하겠다는 것입니다. 시소로 치면 25대25, 30대30이 딱 균형을 맞춰 평형을 이룬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평형 시소의 무게추를 좌우하는 것은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이른바 '중도층'이라고 불리는 유권자들입니다.

많게는 50%에서 적게는 40% 정도 되는 중도층은 정당이 아니라 후보자를 보고 투표 여부를 선택합니다. 이들은 각 후보의 생각, 태도, 비전을 보고 투표 당일까지 누구를 찍을지 고민하는 사람들입니다.

미디어를 통해 보이는 대한민국 정치의 풍경은 좌우 혹은 진보와 보수로 정확히 이등분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바로 이 중도층이 투표마다 후보 선택을 달리해 왔기 때문입니다.

후보 '표심 잡기' 어퍼컷·발차기도
'결정못한' 중도층 선택이 큰 변수


대한민국 국민의 이런 성향은 국가 수립 이후 하나의 정당이 장기집권하는 것을 막아 왔습니다. '1당 독재'라고 불리며 1개 정당이 오랜 기간 정권을 잡는 이웃 나라와 달리 적게는 5년, 길게는 10년 단위로 국민들은 다른 정당에 정권을 맡겼습니다.

중도층은 이번 선거운동을 지켜보며 지금도 누굴 선택할지를 가늠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 때문에 선거 당일까지 누구도 선거 결과를 확언할 수 없는 것이죠. 이렇기에 후보들은 하루하루 쉬지 않고 전국을 누비며 자신이 적임자라는 사실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사실 대선 외에 지방선거를 비롯해 교육감 선거, 광역의원 선거, 기초의원 선거 등 우리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선거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전 국민의 관심을 받는 선거는 바로 대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선은 지켜보는 것 자체가 교육이 됩니다. 대체로 여러분에겐 투표권이 없을 것이지만 불과 수 년 뒤에는 직접 대통령을 뽑아야 합니다.

여러분이 태어난 시기에 이미 대통령이었던 사람들은 바로 앞선 세대의 직접 투표에 의해 선출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이 교육정책을 비롯해 대한민국 전반의 상황을 규정합니다. 우리가 대통령을 뽑고, 우리가 뽑은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이끌게 됩니다. 제20대 선거가 시작돼 절정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후보자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귀 기울여 봐야 할 시기입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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