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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종합병원이 병상을 늘리는 공사를 진행하면서 소음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원하려는 환자들에게 안내하지 않아 원성을 샀다. 환자 중에는 수술 이후 안정을 취하지 못한 채 무방비로 소음 피해에 노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천에 사는 배모(44)씨는 손가락 인대 파열로 수술을 받기 위해 지난 15일 오후 인천의 한 종합병원 9층 병실에 입원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수술을 받고 병실로 옮겨져 잠이 든 배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천장이 무너지는 듯한 굉음에 눈이 번쩍 떠졌다.

드릴로 벽을 뚫거나, 무언가로 벽을 부수는 듯한 심한 소음이 천장을 통해 쉴 새 없이 들려왔다는 배씨는 수술 후 숙면하면서 푹 쉬는 게 중요하다는 의료진으로부터 잠이 드는 약까지 투여받은 뒤였으나 소용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천장 무너지는 듯한 굉음 쉴새없어
수술 받고 병실서 안정 취하지 못해


배씨는 이날 공사가 끝날 때까지 소음이 귓가에 어지럽게 맴돌아 잠은커녕 최소한의 휴식도 취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병원 측이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는 배씨는 최근 경인일보와 인터뷰에서 "병원에 입원해 치료나 수술을 받는 사람들은 안정과 휴식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끊임없이 들려오는 공사 소음 때문에 잠조차 제대로 못 잤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이어 "아파트 단지에서도 내부 공사를 하면 이웃들에게 미리 알리고 양해를 구한다. 병원에서는 입원 전까지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며 "병원에서 입원하기 전 공사 사실을 미리 알려줘야 환자들도 (입원할지를) 선택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입원하기 전 미리 알려줘야" 분통
12월부터 병동 확장 내달말 끝나


해당 병원은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건물 10~11층 병동 확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사는 내달 말 끝날 예정이다.

병원 측은 내부 방송으로 공사 관련 안내를 하면서 환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있으며, 소음 수준도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건물 밖에서도 공사하는 모습이 보이다 보니 환자들이 입원하기 전 이를 따로 공지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병원 관계자는 "환자분께 사과를 드렸고 지금은 담당 부서가 환자들이 입원하기 전 공사 사실을 미리 알려드리고 있다"며 "공사를 진행하는 동안 환자분들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더욱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