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의 한 형사법정. 재판부 판사가 사건번호와 피고인의 이름을 부르자 방청석의 시선이 그에게 쏠린다. 법정에 들어서는 구속 피고인은 보건용 마스크뿐 아니라 코로나19 방역 현장에서 의료진 등이 사용하는 방호복, 고글, 위생 장갑, 덧신 등을 착용했다.

인천구치소에 수감된 재소자들이 최근 재판을 받으러 나올 때 보게 되는 인천지법 형사 법정의 낯선 광경이다. 인천구치소에서 오미크론 변이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생긴 변화상이다. 


인천구치소 전파감염 한달째
형사 피고인 구속기간 등 고려


21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인천구치소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재소자 101명, 직원 8명 등 총 109명이다. 인천구치소에서 서울구치소로 이송된 재소자 A씨가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받아 지난달 22일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인천구치소 내 전파 감염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구치소는 교정시설 내 감염자가 쏟아져 나오자 설 연휴 전후로 구속 피고인의 출정(재판 출석) 업무를 일시 중단했다. 하지만 구속 피고인들에 대한 법원의 구속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출정 업무를 마냥 미룰 수 없었다. 법원의 구속기간은 통상 2개월이며, 재판 진행을 위해 2차례 갱신하면 최장 6개월로 늘어난다.

출정업무 더이상 미룰수 없어
확진자 없는 수용동부터 우선


사정이 이렇자 인천구치소는 구속 기간 만료가 다가오거나 법원 선고를 앞둬 더는 재판을 미룰 수 없는 구속 피고인들에 대해 이달 7일부터 제한적으로 재판에 출석하도록 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수용동의 재소자들이 우선해서 출정하고 있다.

인천구치소는 혹시 모를 전파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구속 피고인들에게 방호복까지 입히게 된 것이다. 이전에는 구속 피고인들이 출정할 때 페이스 쉴드(안면 보호 투명 마스크), 보건용 마스크, 일회용 장갑 등만 착용했다.

인천구치소 관계자는 "다행히 최근 구치소 내 코로나19 확산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출정 업무 등이 정상화할 수 있도록 코로나19 방역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