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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
최근 대선후보들이 표를 의식한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다.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공약들이다. 이러한 공약들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제시해야 하는데 재원을 조달하는 방법은 없다. 증세를 통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보다는 표를 얻는데 유리한 감세공약들이 난무하고 있다.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공약만 내놓고 있다. 


부동산 조세정책 표 의식 공약보다
전면적인 재정비 방안 제시할 필요


현대사회는 갈수록 정부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인구감소와 저성장의 시대이기 때문에 세수는 급증하기 어렵고, 정부가 지출해야 할 재정은 급증하고 있다. 이제는 포퓰리즘적 공약을 지양하고 작은 정부를 추구하여야 한다. 그런데 재정지출이 필요한 공약은 넘쳐나고 있다. 세수가 확보되지 않는 한 차기 정부가 각종 공약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세금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재정이 허락하지 않으면 국채를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여야 한다. 국채는 국가의 부채이다. 결국 국민들이 부담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후대가 부담하거나 단기적으로 차차기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 확보한 세수의 범위 내에서 최우선 지출순위를 정하고 효율적 집행을 할 의무가 있다. 가정의 경제단위에서 돈이 필요하다고 대출을 받아서 소비하고, 대출금은 자식들에게 갚으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 부모의 도리가 아니다. 국가의 국채발행 남발도 같은 의미이다. 세수도 마찬가지이다. 국민이 부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납세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과세를 해야 한다. 국민의 다수가 부동산세금의 증세에 동의한다고 이것이 정의일까? 민주주의는 다수결 원칙이 적용된다고 하지만 '다수가 정의이다'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부동산과 관련된 세금이 대표적이다. 부자들에게 세금을 거두어 소득재분배의 측면에서 재정을 집행하는 것은 조세제도의 목적이지만 과도한 세금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는다.

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조세정책이 세금폭탄이라는 국민여론 때문에 대선주자들이 재산세와 종부세에 대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여권의 이재명 후보와 야권의 대표주자인 윤석열 후보는 부동산세금에 대한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이 후보는 1주택자 완화를 주장하고, 윤 후보는 재산세와 통합을 제시하였고, 종부세 납세의무자 전체에 대해 세 부담을 완화하는 공약을 발표하였다. 안철수 후보의 세제정책은 보유세는 높이되 양도세 등 거래세를 낮춰 가격안정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심상정 후보는 노무현 정부 수준으로 종부세를 강화하고, 투기를 근절하는 방안을 통해 부동산 규제정책을 펼치겠다는 공약이다.

예로 보유세 높이고 거래세 낮추거나
재산세·종부세 통합해 과세 보다는
소유 주택값 따라 누진과세 검토도


이러한 대선 후보들의 종부세·재산세 관련 공약은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 이 후보가 제시하고 있는 방안 중에서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을 1% 수준으로 높여 기본소득(토지이익배당)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것은 또 다른 조세를 신설하여 증세하는 방안이기 때문에 국민들의 조세저항을 가져올 수 있다. 이 방안은 공약을 발표할 때부터 반대여론이 우세하여 국민의 동의를 전제로 추진하겠다고 후퇴하였다. 상위 2%에게 부과하는 종합부동산세의 조세저항도 심한데, 국토보유세를 신설하는 것은 더 큰 조세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 50% 이상의 국민들이 찬성한다 하더라도 추가적으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윤 후보는 국세인 종부세를 지방세인 재산세와 통합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재산세는 토지나 건물 같은 물건에 과세하는 지방세이고, 종부세는 보유자에 매겨지는 인별 과세로 국세이다. 국세는 재정이 열악한 지방자치단체에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명분으로 교부되는데, 지방세인 재산세와 통합하게 되면 지역별 부동산가치의 고저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재산세의 일부를 국세로 전환해야 하는데 각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이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부동산조세정책은 표를 의식한 땜질식 공약보다는 조세에 대한 철학을 바탕으로 조세의 형평성을 고려한 전면적 재정비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보유세는 높이고 거래세는 낮추는 방향으로 개편하겠다는 공약이나 재산세와 종부세는 통합하여 보유형태에 따라 과세하는 것이 아니라 인별 소유하고 있는 전체 주택가액에 따라 과세구간을 나누고, 누진과세를 하는 방향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