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미추홀구 한 지역아동센터는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방과 후 아이들이 이용하는 시설인 지역아동센터는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과는 달리 자가진단키트를 지원받지 못해서다.
1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역아동센터를 관리하는 보건복지부는 지역아동센터에 지원하는 운영 보조금의 10%를 방역 물품 구매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운영비만으로는 지역아동센터에 필요한 자가진단키트를 충분히 구매하기 힘든 실정이다.
인천 미추홀구 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정부 지원으로 최대한 사용할 수 있는 방역 물품 구매 비용이 매달 80만원 정도인데, 우리 센터에 다니는 40명의 아이가 1주일에 한 번씩 한 달에 4차례 사용할 분량의 자가진단키트를 구매하려면 96만원이나 든다"며 "자가진단키트뿐 아니라 마스크, 손 소독제 등 다른 방역 물품도 사야 해서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학교·유치원과 달리 정부지원 없어
아이 40명 月 4차례 분량땐 '96만원'
방역물품 구매비 매달 80만원 정도
지역아동센터는 학교나 학원을 마치고 온 아이들을 돌보는 시설이다. 최대 40여 명의 아이가 공부도 하고, 함께 식사를 하기도 한다. 그래서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이거나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아이가 생길 경우 전체를 대상으로 자가진단키트 검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나 지자체는 지역아동센터에 자가진단키트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 만약 지역아동센터가 집단 감염 등으로 문을 닫으면 아동 돌봄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인천 서구 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아이들이 한 공간에서 생활하다 보니 한 명만 의심 증상을 보여도 모두가 자가진단키트를 써야 한다"며 "1인당 구매 수량이 5개로 제한된 탓에 자가진단키트를 대량으로 비축하기도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마스크·손소독제 다른 물품도 사야"
운영보조금 10%로 구매 턱없이 부족
인천시, 개학 이후 지원방안 검토
인천시지역아동센터총연합회 김신 회장은 "학교나 지역아동센터나 아이들이 모여서 생활하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이들의 집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충분한 수량의 자가진단키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천시 아동정책과 관계자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자가진단키트를 받아 지역아동센터에도 이를 제공하면 중복 지원이 될 수 있다는 게 보건복지부 입장"이라면서 "인천시는 돌봄 종사자에게 자가진단키트를 제공할 예정이며, 개학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면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위한 자가진단키트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