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체중 수영부를 지도하는 한 교사가 전지훈련 중에 술에 취한 채 학생 선수들을 찾아가 훈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학부모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다른 성인들의 보호를 받기 어려운 전지훈련 중, 그것도 저녁 휴식 시간에 술에 취한 교사가 학생들을 훈계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부적절할 뿐 아니라 어린 학생들에게는 공포스런 상황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3일 경기체중과 경기체중 수영부 학부모 등에 따르면 경기체중 수영부는 지난달 강원도 동해로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정례적인 훈련이 진행됐으나, 문제는 훈련을 마친 저녁 휴식 시간에 벌어졌다.
수영부를 지도하는 교사 A씨가 술에 취해 학생들에게 훈계를 시작한 것이다. 남학생뿐 아니라 여학생까지 훈계를 했고, 이 사실을 뒤늦게 접한 학부모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음주 상태, 매우 우려되는 상황"
뒤늦게 접한 학부모들 거센 반발
교사 사과… 학교 측 '경고' 예고
전지훈련 중에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교사가 술을 마신 것도 부족해 학생들 앞에서 훈계를 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게 학부모들의 입장이다.
학부모 B씨는 "학부모 입장에서는 A교사에게 전지훈련기간 동안 아이를 맡긴 상황"이라며 "음주를 한 상태에서 학생들에게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은 이 같은 A교사의 행동에 대해 불편함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런 사실을 인지한 학부모들이 학교에 문제를 제기했고, A교사 등 학교 관계자들은 지난 22일 학부모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A교사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학부모들에 사죄하면서 일단락되기는 했지만, 학교 측은 A교사에게 경고 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이해구 경기체중·고 교장은 "술을 마신 부분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 없이 잘못됐다"며 "A교사가 학부모들 앞에서 공개 사과를 했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약속을 했다. 혹여 차후에 이런 일이 또 발생한다면 그때는 더 큰 징계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