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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늘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며, 조선인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언한다'. 1919년 3월 1일, 전국 방방곡곡에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는 함성이 울려 퍼졌다. 3·1 운동은 일본 제국주의의 악랄한 식민통치를 뒤엎고 대한민국의 건립을 알리는 대전환이었다. 대한민국 연호는 1919년을 원년으로 삼는다.

한반도 전역을 휩쓴 만세 운동은 일제의 무자비한 수탈과 무단 통치에 대한 저항에서다. 1918년 일본에서 큰 흉년이 들자 조선에서 더 많은 쌀을 공출했고, 물가마저 폭등하자 불만이 고조됐다. 때마침 미국 윌슨 대통령이 민족자결주의를 선언하면서 식민지마다 자주독립에 대한 열망이 커졌다.

그런데, 당시 전 세계가 공포에 떤 스페인 독감도 국민봉기의 동력이 됐다는 주장이 있다. 일제가 전년 말 유입된 스페인 독감에 검역을 부실하게 하고 방역대책에 실패한 책임을 조선인들의 생활 습관으로 돌리면서 반감이 커졌고, 만세 운동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당시 조선 전역에서 독감으로 10만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기록이 있다.

국내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가 일일 17만 명을 넘어섰다. 23일에는 17만1천452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독일(15만8천507명), 러시아(13만5천172명), 브라질(10만1천285명)을 앞질렀다. 미국의 하루 확진자(6만1천863명)보다도 크게 웃돈다. 24일 0시 기준 17만16명이다.

정부는 뒤죽박죽 정책으로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 오미크론은 치명률이 낮다며 지나친 걱정은 말라면서도 방역 기준은 찔끔 낮췄다. 10대 확진자가 늘자 온라인 수업이든 등교든 자율이라더니, 다시 추이를 지켜보잔다. 10대 2명이 코로나에 감염돼 숨졌다. 일일 사망자는 99명을 찍었고, 중증 환자도 늘고 있다.

방역 당국은 확진자 증가의 정점을 가늠할 수 없다고 한다. 감염 전문가인 이재갑 한림대 교수는 '거리 두기 완화 방침'에 반대하며 일상회복위원회 자문위원직을 버렸다. "정부가 전문가들 의견을 듣지 않고 정치방역을 한다"고 비판들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대통령은 "(코로나 사태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대응체계를 선제적으로 전환한 결과"라고 자찬했다. 같은 날 코로나 확진으로 재택치료를 받던 7개월 영아가 병원 10여 곳을 헤매다 병상이 없어 숨졌다.

/홍정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