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광주시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 정문에서 복사집을 운영하는 김의태(49)씨는 다가오는 대통령선거에서 누구를 찍겠냐는 질문에 고개부터 절레절레 흔들었다.
더불어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층이 많은 이 지역은 여전히 민주당의 텃밭으로 분석된다.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지방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 절대 다수가 민주당 소속으로 여전히 막강한 조직력을 보이는 데다 민주진보진영 본산이라는 자부심이 민심 저변에 폭넓게 깔려있다.
특히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2030'을 중심으로 지지세를 넓혀가던 윤 후보의 인기가 조금씩 사그라들고, 민주당 결집현상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을 호명하지 못했던 호남 내 '샤이 이재명'이 대선 막판 '그래도 민주당'을 외치며 행동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20%대를 웃돌던 윤 후보의 광주·전남 내 여론조사 지지율은 최근 1주일 새 15% 미만으로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반면, "바닥 민심이 이전과는 달라졌다"고 말하는 이들이 하나 둘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나주와 목포, 무안, 보성, 강진 등 남도 곳곳에서 과거 대선때와 달리 국민의힘 유세차, 후보 현수막이 많아졌다는 것도 피부로 느껴진다. 이전 대선까지만 해도 숨어서 선거운동을 하다시피 했던 국민의힘 선거운동원들이 기세등등하게 남도 곳곳을 누비며 지지를 호소하는 것을 두고 격세지감이라고 표현하는 유권자들도 있었다.
최근 전남의 정치 1번지 격인 목포에서 만난 김창환(70)씨는 "이전 대선까지는 저쪽(국힘) 득표율이 높아봤자 10%였는데 이번에는 바닥 분위기가 이전과 다른 게 사실"이라며 "목포에도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하나둘 생겨나는 게 피부에 와닿는다. 그런데 이게 막상 선거날 표로 연결될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반면 목포역 앞에서 농약사를 운영하는 60대 남성은 민심 이반은 관찰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다른 곳도 아니고 목포가 어딘가. 무슨 검찰공화국 만들일 있나. 국민의힘이 아무리 읍소해도 목포 분위기는 하나도 안 바뀐다"고 했다.
/광주일보=오광록·김형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