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최북단 백령도 등 인천 서해 5도에 미생물 배양의 필수 원료로 쓰이는 우뭇가사리가 대거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기술을 접목해 우뭇가사리 양식장을 만들어 어민 수입을 창출하고, 해양바이오 분야 첨단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게 인천시 구상이다.
1일 인천시에 따르면 한국생산성본부가 지난달 마무리한 '서해 5도 해조류 스마트양식 조성 기초조사 및 추진 방안 연구'에서 우뭇가사리 군락지(3만2천350㎡)가 확인됐다.
우뭇가사리 군락지는 옹진군 백령도·대청도에 62%가량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청도와 대연평도, 울도 일대에도 우뭇가사리가 분포하고 있었다.
인천에서 서식하는 우뭇가사리는 미생물을 증식·배양하는 재료로 쓰이는 '아가'(Agar)가 많은 종이다.
이번 연구 보고서를 보면 건조한 우뭇가사리 1t에서 아가를 600㎏가량 추출할 수 있다. 초고순도 아가는 1㎏당 150만원, 고순도 아가는 1㎏당 30만원 상당의 수익을 창출한다는 게 연구 기관 분석이다.
백령 등 서해 5도 3만2천여㎡ 서식
대량 양식 스마트팜·지원센터 구상
인천시는 지역에서 생산한 우뭇가사리로 글로벌 배양지 시장의 5%인 3억3천만 달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배양지 시장은 65억 달러 규모로, 줄기세포와 제약·바이오산업이 확대되면서 연평균 8.1% 성장하는 추세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식품산업용 우뭇가사리와 달리 고순도 아가를 함유한 학술연구용 우뭇가사리는 서식지가 많지 않다. 모로코가 전 세계 아가 유통의 50%를 차지하다 보니 공급량이 줄어 가격이 급등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인천시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우뭇가사리를 활용한 해양바이오 분야 첨단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백령도와 대청도에 우뭇가사리를 대량 양식할 수 있는 스마트팜을 조성하고, 바이오 기업이 많은 송도국제도시에 해양소재개발·사업화지원센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우뭇가사리에서 아가를 추출하고 이를 활용해 의약품·화장품·식품을 개발하는 등 해양 소재 기반 바이오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다.
세계시장 5% 3억3천만불 창출 기대
市, 해수부 거점사업 계획서 제출도
인천시는 지난달 해양수산부 '권역별 해양바이오 거점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우뭇가사리 육상 스마트 양식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해수부는 서해·남해·동해권 특성에 적합한 해양바이오 인프라를 조성하기 위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수요를 조사하고 중점 사업을 선별할 방침이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2020년 '접경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산업 육성 및 남북교류 협력 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6대 핵심 사업 중 하나로 인천의 우뭇가사리 사업을 선정하기도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서해 5도에 학술연구용 우뭇가사리가 많이 서식하고 있고 이를 양식하는 사업의 가치가 충분하다는 게 이번 연구에서 확인됐다"며 "우뭇가사리 등 지역 자원을 활용해 해양바이오산업이 활성화할 수 있도록 국비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