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장사로 떼돈 번다는 건 옛말이죠. 이젠 진짜 영업을 접을 때가 됐나 싶네요."
2일 부천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A(55)씨는 배달료 관련 질문을 하자 이처럼 답했다.
A씨는 7년 전, 식당을 개업했다. 개업 당시만 하더라도 고객에게 배달료를 받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배달료가 지금처럼 부담이 되지 않아서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빠른 배달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단건배달' 요금제 할인이 중단되면서 업주들이 부담해야 할 건당 중개수수료와 배달비가 증가했고 부담이 커졌다.
단건배달의 포문을 연 쿠팡이츠는 지난 2월 요금제를 개편하면서 기존 프로모션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배달의민족은 22일부터 수도권에 새 요금제를 적용하면서 단건배달인 '배민1' 프로모션 혜택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기존 양사의 프로모션에 따라 단건배달 1건당 수수료 1천원에 배달비 5천원, 총 6천원만 부담하면 됐던 업주들은 앞으로 소비자 주문금액에 따라 수수료를 더 내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쿠팡이츠·배민 등 프로모션 해지
"앱수수료 등 제하면 수익 없어"
'직접 배달' 나서는 소상공인도
A씨는 "거리에 따라 배달 대행료가 많게는 6천원까지 책정되다 보니 불가피하게 손님에게도 3천원 이상의 배달료를 책정하고 있다"며 "사실상 배달비는 업주 반, 손님 반씩 책임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음식값에서 재료비, 인건비, 배달비, 앱수수료 등을 모두 제하면 남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늘어난 배달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배달 대행업체를 쓰지 않고 직접 배달에 나선 곳도 있다. 수원시 인계동에 위치한 한 분식점은 최근 배달팁을 기존 3천원에서 1천500원으로 낮추고, 가까운 곳은 직원들이 직접 배달에 나섰다. 덕분에 주문이 늘었다는 게 해당 업소 관계자 설명이다.
자영업자뿐 아니라 소비자 시름도 깊다. 배달앱을 주로 사용한다는 B(28)씨는 "어느덧 배달팁 3천원이 기본처럼 느껴지는 시대가 됐다"며 "배달팁이 두려워 포장을 이용해야 하나 생각된다"고 푸념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배달비에 정부가 '배달비 공시제'를 통해 인하 경쟁을 유도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배달비 비교 공개 품목은 치킨과 분식으로 한정되고 지역도 서울에 국한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