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安, 자리보다 국민 도움되는 일 하고 싶어 해
오랜 통화속 정권교체 안 될까봐 진심 걱정
안 후보는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자신이 패배했던 방식인 여론조사경선을 제안했었다. 안 후보로서는 희생적인 제안이었다. 그런데 윤 후보는 역선택을 염려하며 직접 답을 하지 않았다. 노무현은 지지율이 더 낮았는데도 경선을 받아들였고, 윤 후보는 지지율이 더 높은데도 받아들이지 않았던 이유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간 야권에서는 안 후보에게 총리니 경기지사니 인수위 참여니 하며 몇 자리 주면 사퇴할 거라고 예상했다. 국민들도 몇 자리 준다는데도 완주하겠다는 안 후보가 왜 저러나 의아해했다. 미모를 중시하는 사람은 예쁘냐 미우냐로, 돈을 중시하는 사람은 부자냐 가난하냐로, 권력을 중시하는 사람은 높냐 낮냐로 사람을 판단한다. 국민의힘은 그들이 중시해 온 ‘자리’를 제시하면 안 후보가 반길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내가 몇 번 만나 대화를 나눠본 안 후보는 자리 자체보다 진짜로 국민에게 도움되는 일을 하고 싶어 애태우는 보기 드문 정치인이었다. 그래서 그는 애초부터 ‘국정 비전과 혁신 과제 이행 약속’을 전제로 국민경선을 제안했던 것이 아닐까. 자리를 중시하는 사람과 일을 중시하는 사람이 만나면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비난만 쏟아내기 마련이다. 이런 가치관의 차이가 그동안 단일화 실패의 또 다른 큰 원인이 아니었을까. 국민들도 윤 후보도 깊이 새겨봐야 할 점이다.
야권 단일화는 대선 승리만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 아니다. 윤 후보가 단일화 없이 자력으로 승리한다 해도 보수의 틀에 갇히면 더불어민주당 의회 독주를 뚫고 국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 단일화해야 중도의 지지도 받아 구태정치를 청산할 정치개혁도 해낼 수 있고 차례로 다가올 지방선거와 총선도 승리하여 진정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었다. 솔로몬 왕은 아기를 놓고 다투는 두 여인에게 아기를 둘로 갈라 반씩 주라고 명령했다. 한 여인은 그러자고 했지만, 다른 여인은 곧바로 아기를 저 여자에게 넘겨주라고 애원했다. 아기의 친엄마는 누구인가! 안 후보도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사퇴 선언을 했다. 우리는 그가 또 철수했다고 조롱해야 할까?
단일화로 구태정치 청산과 정치개혁도 가능
정권참여로 ‘권력 독주’ 막을 수 있게 됐다
사실 나는 단일화 바로 전날 안 후보와 오랜 통화를 했다. 그는 정권교체가 안될까 봐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었다. 그가 그동안 정치인들에게 얼마나 이용당하고 억울한 오해도 많이 받았는지 그의 아픔이 느껴졌다. 나는 안 후보가 먼저 윤 후보에게 만나자고 하면 어떠냐고 제안했다. 그러자 그는 원래 단일화는 지지율 높은 사람이 제의하는 것인데 지지율 낮은 그가 먼저 만나자고 하면 또 오해만 쏟아질 거라며 걱정했다. 나는 오해를 받더라도 국민을 위해서 만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가 생각해 보겠다며 전화를 끊더니 결국 국민 모두에게 기쁜 소식을 선물했다. 안 후보의 정권참여는 통치권 행사에 견제와 균형을 이루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인 권력 독주도 막을 수 있게 되었다. 안 후보의 뼈아픈 결단에 찬사를 보낸다! 윤 후보의 든든한 정치력에도 축하를 보낸다!
/윤학 변호사·흰물결아트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