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_3.jpg
SPC삼립이 지난달 24일 재출시한 '포켓몬빵'. 출시 이후 줄곧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가운데, 수원시 인계동의 한 편의점에서 발견한 하나 남은 포켓몬빵. 2022.3.3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옆 가게 사장님도 '빵이 언제 들어오냐' 물을 정도다
저도 아직 실물은 못 봤지만, 아마 내일쯤엔 들어오지 않을까 싶다

SPC삼립이 지난달 24일 재출시한 '포켓몬빵'이 '제2의 허니버터칩'으로 등극하는 모양새다. 출시와 동시에 품귀현상을 빚는 것은 물론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 등에서 스티커 '띠부띠부씰'만 장당 1천원 이상에 거래되거나 빵만 무료나눔하겠다는 게시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3일 오전 10시께 방문한 수원시 인계동의 한 GS25 편의점. 신제품이란 설명과 함께 포켓몬빵이 진열됐던 것으로 보이는 빵 매대가 텅 비어있었다. 빵이 언제 들어오느냐는 질문에 아르바이트생은 "(들어오자마자 나가서) 저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멋쩍게 웃었다.

인근 세븐일레븐에서도 포켓몬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곳 점주는 "도대체 그 빵이 뭐길래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찾는지 모르겠다"고 어리둥절해 했다. 또 다른 세븐일레븐에선 "2개씩 들어오는데 이미 나가고 없다. 제2의 허니버터칩 수준이 아닌가 싶다"고 혀를 내둘렀다.

3분 거리에 있는 다른 GS25에서도 포켓몬빵은 없었다. GS25 점주는 "옆 가게 사장님도 '빵이 언제 들어오냐' 물을 정도다. 저도 아직 실물은 못 봤지만, 아마 내일쯤엔 들어오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09_2.jpg
SPC삼립이 지난달 24일 '포켓몬빵'을 재출시한 가운데, 수원시 인계동의 한 편의점 빵 매대가 텅 비어있다. 2022.3.3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이날 오전 11시 무렵 CU편의점에서 하나 남은 포켓몬빵을 구할 수 있었다. 계산을 하며 빵이 언제 다시 들어오냐고 묻자 "보통 저녁에 들어오는데, 금방 동난다. 우리도 하루에 몇 개 들어올지 모른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결국 편의점 6곳 중 1곳에서만 빵의 실물을 볼 수 있을 만큼 귀해진 것이다.

편의점 매대 텅 비어… 점주들 "입고되자마자 품절" 실물 보기 어려워
1주일간 150만개 판매… 중고거래 플랫폼서 최대 1만원에 거래되기도

1999년 첫 선을 보였다 2006년 단종된 포켓몬빵은 16년 만인 지난달 24일 재출시됐다.

SPC삼립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재출시 요청이 있었다"면서 "새롭게 선보인 포켓몬빵 시리즈가 일시적인 품귀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안다. 반응에 부응하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에 따르면 출시 1주일 동안 판매된 수량은 150만개에 달한다.

중고시장에서도 화제다.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빵에 동봉된 띠부띠부씰을 적게는 1천원에서 많게는 1만원에 거래한다는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스티커 '리셀' 가격이 더 높은 셈이다.

09_11.jpg
SPC삼립이 지난달 24일 '포켓몬빵'을 재출시한 가운데,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에 관련 제품 판매와 무료나눔이 이어지고 있다. 2022.3.3 /당근마켓 캡처

과거 사회적 문제로 거론됐던 현상도 다시 나타나고 있다. 어린이들이 띠부띠부씰만 갖고 빵은 버렸던 행위다. 당근마켓에는 띠부띠부씰을 모으기 위해 빵을 왕창 샀으나, 빵은 먹기 싫어 무료나눔한다는 게시물마저 올라오고 있다.

1990년대생의 어릴 적 향수를 불러일으킨 포켓몬빵이 추억과 함께 씁쓸한 단면까지 불러오고 있는 상황이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